잘 듣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잘 듣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 이길남
  • 승인 2019.07.11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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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유치원 교실 앞을 지나는데 평소 때와 다르게 너무 조용하다. 조심히 안을 들여다보니 선생님 한 분이 아이들 앞에 앉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엄마 닭은 조그만한 알을 따스한 품으로 꼬옥 품어주었어요.” 하면서 선생님은 정말 알을 품는 동작을 취한다.

  구연동화를 잘 해주면 아이들은 그야말로 이야기 속으로 쏘옥- 빠진다. 선생님의 몸짓 하나하나 목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아이들의 표정도 따라 변해간다.

  아이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청각이 발달해서 주변의 모든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그래서 태교를 할 때 음악감상을 하고 아빠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고 엄마는 뱃속의 아이와 대화하듯이 말을 건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누구나 좋아한다. 특히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옛이야기는 어린 아이들일수록 특히 좋아한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옛날 이야기에는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것, 형제간에 사이가 좋아야한다는 것, 남의 것에 욕심을 내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아이가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저절로 인성교육이 이루어진다.

  아이가 잠들기 전에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사랑을 담뿍 담아 옛이야기를 들려줘보자. 외워서 하기가 어려우면 책을 읽어주어도 좋다. 이야기 듣는 것을 즐겨하게 된 아이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아이가 될 것이다. 교실에서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여 잘 듣는 아이가 모든 면에서 앞서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본다. 말을 잘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듣기 또한 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다른 사람의 말에 ‘경청하기’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경청’이란 ‘남의 말을 귀기울여 주의깊게 듣는다’는 뜻이다. 상대방이 말을 할 때 귀를 기울여 집중해서 잘 들으며 그 사람의 말에 공감을 하고 이해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feedback)하여 주는 것이 바로 경청인 것이다.

  요즘 TV에서는 ‘수미네 반찬’이라는 프로가 인기다. 어린 시절에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을 따라 해보고 잊지말고 이어가보자는 뜻에서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다.

  저학년 아이들이 얼음왕국의 엘사공주는 잘 알고 있으면서 심청이가 누군줄 모르고 흥부와 놀부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적이 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에 6.25에 대해 많은 교육을 받고 영상을 보아왔기에 잘 알고 있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6.25가 무엇이고 왜 3.1절에 쉬는지를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하다.

  알려주지 않으면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아이들은 모든 면에서 빠르고 똑똑하다. 내 아이에게 내가 알고 있던 것을 잘 알려주고 재미난 이야기들도 많이 들려주어 어릴 때부터 경청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실천해보도록 하자.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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