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디아스포라와 전주!
한민족 디아스포라와 전주!
  • 장걸
  • 승인 2019.07.10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지칭한다. 후에 그 의미가 확장되어 본토를 떠나 타지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 집단 또는 그 거주지를 가리키는 용어로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또는 그들의 거주지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 한민족도 아픈 역사 속에서 자신들의 선택과는 무방하게 타국으로 이주해서 돌아오지 못한 체 살고 있는 분들이 있다. 또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외국으로 이민을 가는 국민들도 증가추세에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한인 재외동포는 740만 명이 넘는다. 재외동포들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정부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근거를 제시할 수는 없으나 인상적으로 유대인과 한민족의 정체성 유지와 공동체 형성은 다르게 보인다. 유대인들은 유대교를 재정립하여 만든 탈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탈무드는 유대인들의 사상과 철학을 담고 있으며 삶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한민족은 역사와 문화에 방점을 두고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표현이 지나치지만 확정된 정체성이 모호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재외동포재단,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등을 통해 한글·역사·문화 등의 교육을 통해 민족정체성을 전파하고 있으며 재외동포 간 교류와 공동체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해 경제활동과 관련한 협력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재외국민의 투표가 가능하게 하여 참여의 길을 열어두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공유되고 전파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전주는 전주의 정신을 ‘꽃심’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꽃심’의 핵심을 올곧음, 대동, 풍류, 창신으로 정하고 다양한 공유?전파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지역의 정신을 설정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만드는 노력은 매우 의미 있고 가치있는 일이다. 협소한 지식으로 판단할 때 국내의 어느 도시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전주정신을 한민족정신으로 표현을 달리해도 될 듯하다. 우리 국민들이 4.19·광주혁명·촛불혁명에서 보여준 ‘올곧음’, 동학혁명·IMF사태 등에서 발현된 ‘대동’,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악·판소리·단오제에서 느낄 수 있는 ‘풍류’, 한글·IT강국에서 찾을 수 있는 ‘창신’. 무리일까? 논란의 씨앗은 될 수 있으나 우리 한민족의 정신에 포함되지 못한다고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주는 전통문화도시사업을 통해 참 많은 일을 해왔고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전통문화 1번지를 만든 저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재외동포 등이 전통문화를 가장 많이 체험하는 도시 중 하나이다. 어쩌면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발현하게 하고 전파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센터의 설립과 사업의 전개를 제안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재외동포 2~4세대들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잃고 타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자신과 동일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검은머리 외국인이 되는 것이다. 한민족 디아스포라센터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을 정립하고 관련한 사업들을 전개해야 되는 이유다.

 유대인들의 탈무드는 철학이며 종교이고, 생각하는 방식이며 지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생활 속에서 공유되고 전파되어 공동체를 공고하게 만든다. 전주는 할 수 있다. 재외동포들이 한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을 배우고 공감할 수 있는 도시 전주, 재외동포들이 살고 있는 타국에까지 전파할 수 있는 정신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도 생길 수 있으며 지금은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더불어 재외동포들이 꼭 찾아야 하는 도시가 되어 경제적 파급효과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장걸<(재)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