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대표하는 일곱 가지 술의 정취, 가얏고 선율에 옮겨 담아
전북을 대표하는 일곱 가지 술의 정취, 가얏고 선율에 옮겨 담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7.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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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가야금연주단, 제17회 정기연주회

 전북가야금연주단(단장 박희전)의 제17회 정기연주회가 14일 오후 5시 군산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다.

 ‘가얏고 Sori로 익어가는 술 Story’를 주제로 한 이번 음악회는 그 중에서도 ‘전북의 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풍류를 즐겨보는 시간이다.

 이날에는 호산춘, 송화백일주, 송순주, 이강주, 머루주, 복분자주, 죽력고 등을 모티프 삼아 이를 예찬하고, 음악적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창작곡들을 다수 선보인다.

 가람 이병기(1891~1968) 선생이 즐기던 술로 잘 알려진 호산춘을 노래한 ‘흥타령’은 첫 곡으로 연주된다. 도입과 전개, 발전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 곡으로 점층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킨다.

 이어 도연명의 시 ‘시 음주’를 가사로 만든 송화백일주를 위한 ‘정타령’을 들려준다. 서정적인 멜로디로 출발해 굿거리장단에 맞춰 흥겹게 부르도록 전환되는 곡의 구성이 인상적이며, 경기민요풍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강조된 곡이다.

 송순주를 위한 ‘감타령’은 단악장 형식으로 긴박과 짧은 박의 연속적인 리듬으로 인해 약간 절뚝거리는 느낌을 주는 재즈풍의 흥겨운 멜로디로 이뤄져 있다.

 조선시대 3대 명주의 하나로 손꼽히는 이강주는 ‘맛타령’으로 깨어난다. 생기 있고 발랄한 느낌의 가벼운 스타카토와 붓점 등의 리듬을 강조하면서도 강약의 역동성을 살린 흥겨운 느낌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머루주를 위한 ‘머루타령’은 1,2악장으로 구성된다. 1악장은 박목월의 시 ‘나그네’를 가사로 호소력 있게 부르게 만든 노래곡이며, 기악으로만 연주되는 2악장은 흥겨운 재즈풍의 곡이다.

 복분자주를 위한 ‘복분타령’은 단조성의 분위기로 출발해 역동적으로 전환되면서 화성적 긴장감과 손바닥 타법 등 다양한 주법의 변화적 활용으로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연출한 곡이다.

 죽력고를 위한 ‘향타령’은 러시아풍의 음계와 왈츠풍의 리듬을 혼합해 구성한 곡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빠른 속도로 연주해 클라이막스를 끌어낸다.

이번 공연은 가야금 연주에 맞춰 전통술과 관련된 스토리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이색적이다. 술의 유래와 효능 유명인들과 얽힌 일화 등을 함께 생각하면서 연주를 감상하면, 더욱 흥미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박희전 대표는 “예부터 전라북도는 곡창지대로서 먹을거리가 풍부한 고장이었다. 쌀과 누룩이 주원료인 전통 가양주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종류로 발전하여 왔다”면서 “일곱 가지 명주(名酒)들의 맛과 향 그리고 빛깔의 정취를 가얏고 가락에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전북가야금연주단은 2002년 창단해 16회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전주세계소리축제’, ‘국립국악원’, ‘전주한지축제’ 등 굵직한 초청 연주회를 펼쳤다. 오랜 세월 속에 다듬어진 강태홍류 가야금산조와 함께 이 시대의 선율을 담은 다양한 음악으로 가야금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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