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변화하지만 한결같은, 그래서 매일같이 가고 싶은 서점
[동네서점] 변화하지만 한결같은, 그래서 매일같이 가고 싶은 서점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7.08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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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커 북스토어 책방지기 이명규(32, 왼쪽 ), 박지훈(32, 오른쪽)대표가 새롭게 이주한 에이커 북스토어서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에이커 북스토어 제공

 동주책 (동네서점에서 주는 책갈피) :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보도물 ‘동주책’은 전북도내 동네서점에서 들을 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책 사이서 살짝 보이는 책갈피가 책을 펼치는 실마리가 되듯이, 동주책이 동네서점의 문손잡이를 당기는 실마리가 되길 바랍니다.

 계단을 오르는 기대감도 함께 올라간다. 어떤 책이 있을까 하는 두근거림은 4층에 이르러서 심장을 통통 두드린다. 전북서 꾸준히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이 서점, ‘동주책’의 첫 발자국이 ‘에이커 북스토어’에 머물렀다.

 에이커 북스토어가 객사에 둥지를 튼 지 이제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12월 1일 전북대 ‘카페 에이커’ 지하건물에서 시작한 에이커 북스토어는 지하에서 지상 4층이라는 급격한 수직적 변화를 보였다. 이명규(33) 대표에게 에이커를 옮긴 이유에 대해 묻자 웃음으로 답했다.

 “위치와 시간만 달라졌을 뿐 저희가 다루는 것은 언제나 변함없습니다. 독립출판물이죠”

 독립출판이라는 장르는 많이 언급되지만 여전히 생소한 장르이다. 이 대표는 독립출판에 대해 ‘개인이나 팀이 자신만의 컨텐츠를 가지고 출간하는 형태’라며 첫 시작부터 독립출판을 접했다고 말했다.

 “카페와 서점을 열기 전부터 친구들과 같이 잡지를 만들었죠. 그러다가 카페 에이커를 만들면서 지하 공간이 남게 되었어요. 그 공간에 우리가 만든 잡지를 팔기 위해 서점에 대해서 파악하다가 독립출판물을 취급하는 서점에 대해 알게 되었죠. 독립출판물의 자유로움에 대해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 대표와 같이 책장을 훑자 비치된 책들마다 시시콜콜하고 다양한 주제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됐다. 그림, 사진, 짧은 단문들의 이어짐들이 마음에 도장을 남기는 듯했다. 기존출판물이 세련됨으로 어필한다면 독립출판물들은 과감함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대표는 “기성출판에서 걸러지는 너무나 개인화 된 내용이 젊은 독자들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저희가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매장을 찾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저희 매장을 미리 알아보고 오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특히 4층까지 어렵게 오신 만큼 꼭 책을 사시죠. 또 저희는 작가 개인분들과 계약을 맺고 출판물을 들여놓습니다. 그만큼 제 스스로 컨텐츠를 확인할 기회가 되는 거죠”

 그렇다고 에이커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서점은 아니다. 전북대에 있을 때 일주일동안 매출이 한 건도 없었던 적도 있었고, 서점에서 사진만 찍고 훌쩍 사라지는 손님들도 많았다. 기자는 이 대표에게 사진찍는 손님에 대해 묻는 우문(愚問)을 건넸다.

 “책 표지까지는 좋지만, 내용 자체를 찍으시는 분들도 계세요. 구매는 전혀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시죠. 이런 경우에는 제가 아니라 작가님들이 피해를 봅니다. 책의 용도는 읽기 위함이지, 사진을 찍어서 ‘인증’을 위한 것이 아니잖아요?”

 현답(賢答)을 쥐어준 이 대표는 그래도 에이커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이 많아서 감사하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전북권 뿐만 아니라 타지역, 서울서 일부러 오시는 손님도 있으세요. 인스타그램등 SNS로 찾으시는 분들도 있지만 입소문만 듣고 발걸음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구요. 이런 분들이 있기에 저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4년차를 맞은 에이커 북스토어는 여전히 성장중이다. 현재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판매(smartstore.naver.com/tuna_and_frogs)도 진출했고, 향후 다른 동네서점, 공방들과 같이 할 작은 행사도 준비중이다. 꾸준히 성장하지만 한결같은 이 서점은 또 다른 여행객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리라.

 

 에이커 북스토어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 4길 1, 4층 운영시간 오후 1시~7시 월요일 휴무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

 <경찰관속으로 / 출판사 이후진 / 작가 윈도>  “올해 4월에 출간된 독립출판 책입니다. 한 여경이 경찰이 되면서 언니에게 보내는 형식이지요. 경찰이 되면서 가졌던 직업적 환상과 현실의 경계 속에서 겪는 경험에 대해서 가까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쓰였습니다. 또 4월 중순에 완산경찰서 한 경찰관께서 부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며 한번에 20권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제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읽고싶으시다면 서둘러주세요”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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