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리 작가, 제2회 개인전 ‘한가지의 댓가, 선택정렬’
이루리 작가, 제2회 개인전 ‘한가지의 댓가, 선택정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7.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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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발생하는 의식과 무의식 속 다양한 경험의 데이터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경험들은 끊임없는 물음과 답을 통해 점차 하나의 ‘나’로 정리되기 시작한다.”

 이루리 작가의 작업노트에는 청년 작가의 묵직한 고민이 담겨 있었다. 전작에서도 ‘나는 누구인가’를 꾸준히 탐구했던 흔적을 ‘파장’이라는 주제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냈던 작가의 내면의 소리가 더욱 깊어진 느낌이다.

 이루리 작가의 제2회 개인전이 16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한가지의 댓가, 선택정렬’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스스로의 물음과 답을 통해 각각의 파이프들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나가며, 점차 하나의 유기적인 형상을 갖춰나가기 시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가가 꺼내든 ‘선택 정렬(selection sort)’이라는 단어는 주어진 데이터들 중에서 최솟값을 찾아 자리를 바꿔가며 정렬하는 컴퓨터 용어다. 이 작가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작품 속에 대입하고, 작품의 시작과 정리에 돌입한다.

 그가 주어진 파이프를 정리해가는 행위는 서로 같은 듯 다른 형상의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자, 새로운 무언가를 탄생시키기 위한 창설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삶 역시도 무한한 선택과 정렬의 반복에 대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이 작가는 “삶을 통해 만들어지는‘나’ 또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인다. 전시장에서 작가의 개입에 의해 나열된 반복된 형상들을 마주하면서, 관람객들은 서로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정의하게 된다.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동안 서울과 광주를 비롯해 전주, 군산, 완주 등지에서 단체전과 기획전,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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