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호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김동식, 전주 합죽선의 자존심 세우다
대한민국 1호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김동식, 전주 합죽선의 자존심 세우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7.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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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 초대전을 1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동식 장인의 신작과 대표 작품 23점을 감상할 수 있다.

 그는 14살이 되던 해인 1956년부터 합죽선을 가업으로 이어오던 외조부 라학천(羅鶴千)을 사사, 올해로 63년째 부채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생애 처음으로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성황리 마쳤다. 전주의 명품 공예품인 합죽선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열망, 선자장의 오랜 꿈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지난 서울 전시에서 그는 나전칠기로 장식한 나전선, 스님의 머리 모양을 닮은 승두선, 선면에 황칠을 한 황칠선, 천연 염료를 선면에 염색한 염색선, 둥그런 모양의 윤선, 미니합죽선 등 총 70여 점의 작품은 선보이며 합죽선의 고귀한 아름다움을 널리 알렸다.

 보통 부채 1점을 만드는데 보름 여가 소요되고, 재료준비의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서울에서의 대형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가 견뎌내야 했을 고행의 시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그런데 선자장은 피곤함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 번 전주에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는 중이다. “전시와 시연을 통해 관람객과의 만남으로 합죽선을 더 알리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장인의 열정은 뜨겁다 못해 타오르고 있다.

 이번 전주부채문화관에서 진행하는 초대전에서 선자장은 대형 부채를 위주로 선보인다.

 오십개의 살로 이루어져 백번이 접히는 오십살백(百)선은 가로 길이가 84cm에 이른다. 쇼케이스에 일반적으로 두 개의 합죽선이 들어가지만, 그의 대형 합죽선은 하나로도 쇼케이스 공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이외에도 지름이 74cm인 윤선, 천연염색을 한 오십살백접, 황칠백접선 등 대형합죽선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해 보인다. 그의 부채는 현대적인 것보다는 전통의 방식을 고수한다. 장식성을 주기보다는 합죽선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에 주력해 제작에 힘쓰고 있다.

 이향미 관장은 “지난 29일 부채문화관에서 진행된 한옥마을 절기축제 행사와 관련해 김동식 선자장으로부터 합죽선에 대한 강연을 듣고 시연도 진행했다”면서 “합죽선을 만드는 처음 시작인 대나무 살을 쪼개는 것을 시작으로 짜구라는 도구로 합죽선 등을 만들고 선면을 붙이는 도배까지 과정을 보여줘 관람객들의 탄성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매듭공예가 김선자씨의 선추(扇錘)도 함께 선보인다. 선추는 접는 부채의 쇠고리에 달아 늘어뜨리는 장식품이다. 전 과정 수작업으로 완성된 밀화딸기술선추, 자만옥봉술선추, 비취방울술선추, 칠보방울술선추 등이 고귀한 합죽선과 만나 매력을 끌어 올렸다.

 김동식 선자장은 200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으로 지정됐으며, 2015년 국가무형문화재 첫 번째 선자장으로 지정돼 합죽선을 보전하고 전수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아들 김대성씨와 같이 가업을 이어가며 합죽선 공방(동성공예)을 운영 중이다.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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