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속도가 아닌 방향?
노동개혁, 속도가 아닌 방향?
  • 윤진식
  • 승인 2019.07.07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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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 16일부터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직장내괴롭힘금지법안’을 시행하게 되며, 취업규칙 등에 이와 같은 사실을 명시하여야 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물리게 된다. 이제 직장 내에서 동료 및 상하 간 괴롭힘 금지규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할 경우 징계처분 등 시정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이처럼 노동환경이 최근 몇 년간 적응기가 따로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근로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주52시간 제한근로제, 휴일확대의 점진적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가속화 등의 굵직한 현안부터 시작해서 직장 내 인간관계적 측면의 ‘직장내성희롱 예방조치’에 이어 이제 ‘직장내괴롭힘방지규정’까지 법제화 되어 시행되게 되었다. 향후 노동환경 변화에 따라서는 노동이사제나 노동회의소 도입 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그 변화는 실로 눈이 부실 정도이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현 정부에서 그동안 보호받지 못하고 기형적으로 틀어진 노동정책들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다. 그러나 모든 정책들은 장기 안목적이고, 안정적으로 도입되고 집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급속한 노동정책 도입은 자칫 도입된 그 제도의 본래 취지를 왜곡시킬 수 있음에 우리는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분명히 바른 방향으로 가는 이러한 급변한 노동환경이지만 일각에서는 그 도입과 적응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너무 속도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주52시간 근로시간제한제는 이제 이번 달 1일부터 제외되었던 특례업종까지 전면 적용이 되면서 많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고용 없는 근로시간단축 현상이 발생이 되면서 자칫 노동양극화 심화현상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 역시 엄연한 현실적 우려이다. 당초 노동시간 단축이 고용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예상보다 고용창출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 앞서는 것 같다. 실제로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등에서는 단축된 총 근로시간을 이용하여 자기계발 시간으로 보내며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을 구가하기도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퇴근시간만 정해질 뿐 실제로 퇴근해서 집에서 일하는 형태가 빈번하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의 많은 노동정책들과 노동법은 사실 그 보호혜택을 받는 곳은 대기업이나 비슷한 규모의 기관들 위주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새롭게 도입이 되는 각종 보호정책 등은 이러한 기득권 근로자에게 더 많은 보호정책을 도입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라고 본다. 이미 많은 것을 누리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공기업 등에 더 많은 혜택을 안기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조그마한 노동보호정책도 누리지 못하는 중소 영세기업 소속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더욱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영세규모의 기업체에서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그 생존의 무게로 버거워하고 있고, 특히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노동보호의 사각지대에 버려져 있다. 모두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당연시되는 연차휴가나 육아휴직, 출산휴가, 기타 여름휴가 등 각종 휴일 및 휴가, 통상임금 사태, 상여금, 성과급, 노동조합, 이런 용어는 사실 영세기업 소속 근로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러한 노동보호정책의 혜택이 실효적으로 보다 많은 근로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정책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영세기업에 소속된 근로자들을 지원하고 이러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동일공간에서 일하는 원하청 근로자에게는 휴일이나 휴가, 기타 성과급 등이 고르게 집행이 되도록 하고 임금수준도 그 궤를 같이하여야 한다. 날이면 날마다 발생하는 산업안전사고 분야도 사고 시에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국가와 사회가 안전망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되어야 한다. 보다 많은 근로자들이, 노동법에서 규정하는 최소한의 노동기본권들을 누릴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노동보호정책의 핵심 의제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영세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에 대한 보다 세밀하고 촘촘한 지원대책도 동시에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큰 나무, 작은 나무들이 대소 구분없이 함께 공존하여 아름다운 숲을 이루듯이 이 공존지대를 넓히는 일이 ‘노동의 숲’을 크고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윤진식<신세계노무법인 대표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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