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캄보디아
기회의 땅 캄보디아
  • 김성철
  • 승인 2019.07.0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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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4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이 크메르 루주 군에게 함락된다. 이후 4년 동안 크메르 루주의 폴 포트 정권에 의해 캄보디아의 인구 8백만 명 중 3백만 명이 학살되었다. 그들이 자국민을 무참히 학살한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완벽한 공산주의 국가를 만드는 것이었다. 바로 ‘킬링필드’ 사건이다. 동명의 영화 <킬링필드>는 캄보디아 주재 ‘뉴욕 타임스’ 특파원이었던 시드니 쉔버그와 캄보디아 출신 사진기자 디스 프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에 전쟁의 참화와 크메르 루주의 악명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죽음의 터널을 지나 다시 만난 두 남자의 따뜻한 우정의 포옹과 함께 울려 퍼지던 존 레논의 ‘이메진(Imagine)’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처럼 우리에게 죽음의 땅 ‘킬링필드’로 기억되었던 나라 캄보디아. 그러나 근 반세기만에 캄보디아는 이제 새로운 희망과 기회의 땅으로 거듭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아세안 3개국을 선택했다. 지난 3월,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신남방 정책’의 핵심 협력 파트너 국가인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 것. 특히 이중 캄보디아는 1인당 GDP가 1천5백 달러 수준으로 동남아시아에서도 신생 개발국에 속하지만, 앙코르와트로 대표되는 관광자원과 풍부한 노동력,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 등으로 연 7%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한국 기업이 캄보디아에 진출해 있고, 지난해 교역액이 9억 7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중국에 이은 한국의 투자 2위국이기도 하다.

 전북은행도 지방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그 전략 기지를 캄보디아로 삼았다. 2016년 8월 ‘프놈펜 상업은행(PPCBank)’ 인수에 성공한 이후 해외이익 비중을 늘려가며 신남방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은 시장다변화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아세안을 소비시장, 생산기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성장하고 상생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정책이다. 전북은행의 캄보디아 진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전북은행의 새로운 지점을 내는 것이 아니라 현지 은행인 프놈펜상업은행 인수를 통해 현지 은행의 강점과 전북은행만의 노하우를 결합한 차별화된 모델 구축으로 성공적인 현지화를 통한 ‘윈윈(win-win)’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캄보디아인가? 캄보디아는 앞서 높은 경제 성장률에도 국민 대다수가 아직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고 있어 고객 유치 가능성이 크고, 저렴한 인건비 등 향후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청년층 인구 비율이 높아 모바일 뱅킹 시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며, 자국 화폐가 있지만 달러 경제라는 점, 제도상으로 특별한 규제가 없어 소액 대출회사 등 금융회사 설립 및 인수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러한 까닭에 전북은행은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성장 잠재력과 수익성이 높은 캄보디아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영업점 종합수익관리 시스템, 여수신 업무프로세스, 모바일 뱅킹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PPCBank에 도입했다. 이를 통해 캄보디아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공적인 현지화 및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꾀한 결과 PPCBank는 2018년에 전년대비 17% 상승한 150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2019년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41% 늘어난 55억원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캄보디아 진출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전북은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리라는 긍정적 신호이며, 이를 통해 더욱 튼튼한 국제 경쟁력 확보는 물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사회 발전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회의 땅에서 지속 가능하고 상생할 수 있는 협력체계 구축과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김성철<전북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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