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음향신호기’ 제 역할 못하고 방치
전주시내 ‘음향신호기’ 제 역할 못하고 방치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07.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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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효자동 완산구청 인근 사거리 횡단보도 주변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일부가 작동하지 않아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전주시 효자동 완산구청 인근 사거리 횡단보도 주변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일부가 작동하지 않아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시설 관리가 상당히 미흡한 것 같습니다, 좀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주시내 곳곳에 설치된 770대의 음향신호기 중 일부가 제 역할을 못한 채 방치되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음향신호기는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신호등의 변화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장치로 시각장애인들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2일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 전주시내에는 전주역과 경기장 사거리, 명주골 사거리, 호남제일문, 효자광장, 본병원, 남부시장, 전동성당 등 시민들의 보행이 빈번한 167개 교차로에 770대의 음향신호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전주시내에 설치된 일부 음향신호기의 작동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고장으로 작동되지 않거나 소리가 작게 나왔다.

 실제 효자동 완산구청 인근 사거리 횡단보도 주변에 설치된 음향신호기 6개 중 1개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처럼 음향신호기가 작동되지 않으면 시각장애인이 길을 건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송천동 한 아파트 앞 음향신호기에는 스티로폼과 박스 등이 세워져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버튼을 누르는 데 방해 요인이 되고 있었다.

 이들 두 곳의 경우 시각장애인의 보행권과 편의를 위해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한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음향신호기가 고장나거나 사용에 불편 사항이 있을 경우 시각장애인의 신고가 없으면 상당 기간 방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협회와 주민센터, 신문고, 신고센터 등으로 민원이 접수되지 않는 이상 지자체와 용역 업체의 즉각적인 수리가 불가능 하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게다가 음향신호기 설치 및 폐쇄 여부도 시각장애인들의 동선이 적절하게 고려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북운전면허시험장 인근 사거리의 경우 차량 통행이 많지만 시각장애인들의 사용이 많지 않다는 이유 만으로 음향신호기가 폐쇄돼 현재까지 설치되지 않았다.

 전북도청 사거리와 모래내 사거리 등은 차량 통행과 유동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음향신호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통행권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 송모(30)씨는 “음향신호기는 시각장애인들의 안전보행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며 “도내 상당수의 교차로에 음향신호기가 설치되지 않거나 고장이 나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송씨는 이어 “특히 시끄러운 곳에서 안내 음성이 작아 신호를 놓치거나 음성에 버퍼링이 걸려 인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심지어 사거리의 경우 버튼이 두 개로 묶여 있어 어느 쪽으로 건너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송씨는 “항상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시설 관리가 상당해 미흡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단순히 설치하는것 뿐만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으로 음향신호기에 대한 관리가 다소 미흡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고장 신고가 접수되면 빠른 시일 내에 보수하는 만큼 앞으로도 교통약자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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