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을 방황하는 동학혁명정신
구천을 방황하는 동학혁명정신
  • 박영진
  • 승인 2019.07.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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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4년 정읍고부에서 만석보의 물세 징수가 백성들의 피와 살육을 짜고 짜서 살 수 없을 지경에 이르는 부정과 부패,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대한 저항의 급보를 조정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장흥부사 이용태를 안핵사로 임명하여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 민심을 수습도록 하면서 새 군수로 도임한 박원명은 성심 성의껏 군민을 신무하고해산하여 귀농하는 농민들에게는 죄를 묻지 않겠다고 약속하자 전봉준 등은 일단 해산, 안핵사 이용태는 박군수와는 달리 봉기에 가담했던 군민들을 모조리 잡아다기 옥에 가두고 재물까지 몰수하는 횡포를 부리자, 전봉준 등이 사발통문을 띄워서 보국안민, 제폭구민의 기치로 부패한 탐관오리들을 척결하여 백성을 위하는 새로운 세상, 백성을 섬기는 세상을 꿈꾸며 백성들과 함께한 진정한 근대 민주주의 외침이었다.

 동학혁명 발발 후 125년 만에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5월11일 동학혁명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동학혁명은 사람을 하늘처럼 받드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의로운 혁명”이라며 2016년 촛불혁명도 잘못된 권력을 백성이 바로잡는다는 동학정신의 표출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반 봉건운동, 근대적 개혁운동, 반외세 민족주의 운동이라 강조하였다,

 그런데 전국에 산재한 300여 동학혁명 유적지중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곳은 5개에 불과하며 동학혁명 기념일 지정에 치열한 명분 싸움을 한 무장기포일, 백산대회, 황토현전승일, 전주화약일중에도 무장기포일, 백산대회일, 전주화약일 만이 국가지정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에 1894년 동학혁명의 외침이 구천을 또 돌며 방황하고 있으니 이 어찌 통탄하지 않을 수 없을까?

 동학혁명-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4.19학생의거-6.10만세운동-5.18광주민화운동-촛불정신으로 이어져 온 근대 민주주의의 시작이며 대한독립에 지대한 여행을 끼친 점에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몇십 년 전만 해도 동네 아이들은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다오”라며 흙장난을 하며 부르고 동네를 뛰어다니며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황포장수 울고 간다”고 뜻도 모른 채 흥얼거리며 철없이 뛰놀던 시절이었는데 돌이켜보면 당시 백성들이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얼마나 갈망했는지 노랫말에 속에 있다.

 조선말의 혼란기에 정부가 바뀌어 백성들에게 새 희망을 줄 것을 기대하며 어린아이들에게 부르도록 하여 백성들의 간절한 염원을 임금에게 전달하고자 하였고, 녹두장군 전봉준 장군의 뜻이 곧 백성들의 뜻이니 그 뜻이 이루어지길 소망하면서 녹두꽃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원하며 백성들이 부른 것이 아닐까요?

 동학혁명 자체가 백성이 기대하고 원 했던 일이었던 만큼 기념일 지정에 어려움이 없을 걸로 생각하였으나 동학혁명 관련단체들이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동안 동학혁명에 참여한 숭고한 정신과 위령들은 구천을 떠돌며 보국안민, 광제창생, 제폭구민, 척양척왜를 위해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 망사지] 주문을 외우며 죽창과 농기구를 무기로 정부군과 청·일군들에게 백성의 뜻을 이루고자 저항과 투쟁정신을 일본인 학자는 무기가 열세인줄 알면서도 그 뜻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투쟁한 동학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는 연구 발표는 숭고한 정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장세길 박사는 동학혁명정신을 사람들 마음속에 심어주려는 기획된 상, 특히 가슴 뜨거운 분노와 자긍심을 기반으로 하는 감성적 계승사업을 위한 브랜드전략이 필요하며 동학혁명의 브랜드 정체성으로서 민주주의 뿌리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지지, 동의한다.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총알과 화살을 몸으로 막아 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은 보국안민, 제폭구민, 광제창생, 척양척왜만이 조선을 살리고 조선이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근대민주주의의 민·관 협치의 시작이다,

 이런 동학혁명정신이 구천을 방황토록 방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녹두관에 동학 지도자 안장을 했다면 동학혁명 정신이 영면토록 헌법전문에 안장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박영진<(사)한중문화협회전북지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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