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가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17일 박주현 의원(비례대표)을 최고위원에 임명한 후 대변인단 임명에 이어 평화당과 정의당간 원내교섭 단체 구성 반대파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대표는 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평화당과 정의당을 배제하고 한국당과 정치개혁, 사법개혁특위를 각각 맡기로 합의한 것에 비난을 퍼부었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나눠먹기 협상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반성을 촉구한다”며 “이렇게 해서 개혁정권을 끌어갈 선거개혁 의지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정의당 소속 심상정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장직을 내려놔야 하는 점을 언급하며 “그동안 정의당은 200% 정부를 도왔던 것이 사실이다. (정의당은)뒤통수를 맞은 배신감에 차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평화당이 정치적 패싱을 당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평화당 박지원 의원, 유성엽 원내대표 등 당내 인사들이 정의당과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반대 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정 대표는 “평화당이 교섭단체가 아닌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섭단체 한계가 있다. 마음만 먹으면 유성엽 원내대표가 교섭의 주체로 개입할 수 있음에도 몇몇 이해관계에 따라 안되고 있다”며 “교섭단체 아닌 것은 미아나 마찬가지다. 미아 신세에 만족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평화당은 정의당과 함께 20석을 만들어 공동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지만, 제3지대를 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당내 반발로 구성하지 못했다.
정 대표가 이처럼 당내·외 문제가 강경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전북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당내 비당권파의 제3지대 신당 창당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여론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정 대표의 박주현 의원의 최고위원 임명을 두고 평화당내 일부 인사들은 ‘평화당이 전북당 이냐’라는 불만 섞인 말을 토해냈지만 전북의 경우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다수 의견이다.
전북지역 평화당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정치권에서 전북은 서자 취급을 받아와 도민의 상실감도 컸다”라며 “평화당내에서 전북, 전남·광주 정치권간 권력 역전 현상은 적어도 전북도민에게 카타르스시 효과를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전형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