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과 불문율
기득권과 불문율
  • 주송
  • 승인 2019.07.0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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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득권은 어떤 사회에서나 존재하며 그 사회를 지탱하는 세력이다. 불문율은 그 세력을 유지 내지는 확대하기 위한 수단이 되곤 한다. 긍정적인 면으로 보면 기득권이 없으면 그 사회를 발전시키고 이끌어 나갈 구심점이 없게 된다. 그러나 기득권세력이 가지는 막강한 힘으로 잘못된 영향을 행사할 경우 사회가 받는 피해가 상당하다.

 소위 기득권 세력은 그 사회를 지탱하고 리드하는 사람들로 이미 그 사회에 자리를 잡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상류층과 기득권은 조금 다른 개념이 있다. 상류층은 소유의 개념을 근거로 해서 많이 소유하고 있는 부류를 상류층으로 분류하지만 기득권은 소유와는 개념이 약간 차이가 있어 그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세력을 말한다. 성공한 기업인 이외에도 종교인이나 학자, 공무원, 정치인 등이 대표적인 기득권 세력이 될 것이다.

 외부에서 보면 전북은 정치성향이 일관되어 있어 정치적인 면에서는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지역을 위한 사업을 하다 보면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이 있다. 사업 파트너를 도청으로 해야 할지 시청으로 해야 할지를 최우선으로 결정해야 한다. 도청이든 시청이든 군청이든 한곳만을 파트너로 선정해야 한다. 그들은 함께 하기를 원치 않는다. 너무나 공공연한 사실인데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도와 시가 합쳐도 될까 말까 하는 일을 도와 시 중에 택해야 한다니 한심하지 않은가? 이는 도의 기득권 세력과 시의 기득권 세력이 화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북도청은 청사만 전주시에 있을 뿐 전주시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치 전주라는 영지에 갇혀서 성벽을 높이 쌓고 있는 외로운 성으로 느껴진다. 필자는 외부에 강연이나 글을 쓸 때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북’ 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전북이나 전주 어느 쪽도 그 말을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전북이면 전북, 전주면 전주 이기만을 원한다.

 어느 지역에서나 만드는 광역시도 전북에서는 요원하다. 컨벤션 하나 짓는 것도 하세월이다. 한류로 전주가 뜨고 있지만 웬만한 행사 하나 유치할 수 있는 변변한 컨벤션 하나 없다. 혁신도시가 생기고 신시가지도 생기고 외형은 발전하는데 내실없는 성장만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새롭게 유입된 외부 사람들은 몸만 이곳에 있을 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마음을 줄 곳이 없기 때문이다. 변변한 문화시설도 부족하다. 컨벤션뿐이 아니다 변변한 호텔도 백화점도 없다. 전북이라는, 전주라는 위상에 비하면 너무 열악하다. 이런 것들은 기득권 세력이 하나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외부인인 필자에 눈에 비친 전북의 대표적인 기득권세력은 전북대출신과 전주고 출신인 듯하다. 전북에서 무슨 일이라도 하려면 전북대출신과 전주고 출신이 끼지 않으면 일을 하기가 어렵다. 전북에서는 전북대가 전국 최고의 대학이고 전주고가 전국 최고의 고등학교로 인정되고 있는 듯하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그들이 정말 전국에서 가장 우수했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지금의 전북은 전국 최고의 지역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필자는 전북대출신과 전주고 출신을 결코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이 지역의 대표 기득권세력이라면 이 지역의 주인으로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욱 좋은 인재, 더욱 좋은 기업, 더욱 좋은 기관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역이 발전해야 그들의 기득권도 함께 확대되기 때문이다.

 주 송<전주대 LINC+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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