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 정전협정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서 만나다
남북미 정상 정전협정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서 만나다
  • 청와대=이태영 기자
  • 승인 2019.06.3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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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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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30일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것은 정전협정 66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남북미 3국 정상이 한 곳에 만나 대화를 나눈 것 역시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뒤 북측 지역으로 스무 걸음 가까이 걸어 들어가 악수를 했다.

 이어 북미 정상은 판문점 남측구역으로 넘어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3명의 정상이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대통령으로서 판문점 경계선(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의 목소리가 직접 언론에 나가는 것이 쉬운 기회가 아니다.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며 “문 대통령이 역사적 순간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김 위원장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많은 긍정적인 사건이 있었고 아주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굉장히 긍정적인 일들을 이뤄냈다”며 “우리가 처음 회담했을 때부터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좋지 않은 과거 청산하고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 하는데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는 걸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저를 만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북남 사이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앞으로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격적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때가 되면 가겠다”고 대답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했다.

 회동 이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김정은을 군사분계선까지 배웅했다.

 미국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와 만나 악수한 데 이어 북한 영역으로 넘어 들어간 것은 그 자체로 주는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에 버금가는 역사적 이벤트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만남은 누구도 예상 못 한 ‘번개 회동’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특히 이번 북미 및 남북미 정상 회동은 지난 2월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허무하게 끝난 이후 한반도 정세가 미묘하게 흘러가던 시점에 성사돼 기대감을 키운다.

 이번 남북미 정상회동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작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공을 들여온 3자 또는 4자(남북미중)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용산 미군기지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다음 오후 2시 4분쯤 미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DMZ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전용헬기를 타고 출발했다.

 한미 정상은 2시 45분께 DMZ 내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해 DMZ 북측 지역을 조망했다. 이후 JSA 캠프 보니파스 장병식당을 찾아 병사들을 격려하고 판문점으로 이동, 역사적인 만남을 이어갔다.

청와대=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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