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예총의 제16회 문화정책 전국 대토론회 현장에서 어떠한 의견들이 오갔나?
전북민예총의 제16회 문화정책 전국 대토론회 현장에서 어떠한 의견들이 오갔나?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6.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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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민예총(이사장 문병학)의 제16회 문화정책 전국대토론회가 지난달 27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전주 최명희문학관과 창작공간 써드웰에서 열렸다. 지역의 원로·청년 예술인의 복지정책을 공유하고, 예술 활동 활성화를 위한 환경구축 방안과 새로운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각각 청년과 원로로 나눠 진행한 토론회의 주요 발언을 전북 지역 문화 기획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소개한다.

 

 ▲청년, 예술에 묻다

 “예술인과 기획자가 더 많은 대화로 열정페이와 재능기부 등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예술인 스스로 높은 자존감을 세워나가기를 바란다.”(김안나)

 “예술강사는 초단시간 근로자로 분류돼 고충이 많다. 어린 자녀들이 종일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점과 실업급여 수급의 어려움이 한 예다.”(강나루)

 창작공간 써드웰에서 열린 청년예술인들의 토론은 ㈔이음 이재원 대표와 전주국제영화제 문병용 기획운영실장, 춘향국악대제전 강나루 팀장, ㈜카피바라 윤낙중 대표, 우드스튜디오 기억 김명규 대표, 퓨전국악 소리애 김안나 리더, 넉다운 엔터테인먼트 용석규 씨, 예술공간 자람 강진현 씨 등이 참가했다.

 현장 예술인들은 예술인 복지의 가장 뜨거운 화두인 예술인사회보장에 관해 이야기를 쏟아냈다. 예술인이 예술인의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다. 강진현 씨는 “예술인의 복지 대책으로 과연 ‘대출’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면서 현실적인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김명규 대표는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기반으로 자립할 수 있는 공간과 교육·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화예술 관련 기관 근무자들의 의견은 예술인이 더 나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제도·교육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예술인의 활동이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를 예술인 복지 차원으로 이해했다. 문병용 실장은 “예술인과 예술 관계자 모두의 편의를 위해 종합 안내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용석규 씨는 “예술인 간 메디치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개방형 예술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복지가 있었나요?”라는 발언으로 시작된 토론회에서 청년예술인들은 쏟아진 문제가 당장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공감하는 동료가 있고, 어려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쏟아낸 삶과 말이 정책이 되어 더 나은 삶으로 돌아올 때까지 끊임없이 물을 것이며,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 나가는 주체가 되겠다”라고 뜻을 모았다.

 /이조은(전주세계소리축제 홍보팀장)

 

 ▲원로, 예술에 묻다

 “영세한 원로예술인과 홀로 사는 예술인이 지속해서 의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생활안정자금이나 사회보장제도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이부열)

 “노년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미래다. 가장 객관적이고 누구나 공감하는 이슈가 원로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으로 나누는 것이기에 이해관계 안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농후한 것이 현실이다.”(정희섭)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원로예술인 토론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기봉·박동수 위원과 ㈔모정 김선태 대표, 전북연극배우협회 이부열 회장, 대전문화재단 이춘아 전 이사장,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정희섭 상임이사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이날 토론은 ‘원로’와 ‘예술인’에 대한 정의를 중심으로 다양한 논쟁과 공감이 오갔다. 원로예술인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지속 가능한 예술을 위한 대안, 새로운 예술 형태 등장에 대한 대응 등의 이야기가 원로예술인을 통해 제기 되고 성찰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동수 위원은 외국의 예술인 사회보장제도 사례와 전라북도의 현 실태에 대한 자료를 내놓았다. 박 위원은 “전북문화관광재단 내에 전북예술인복지증진센터를 설치해 예술인활동증명과 창작준비금신청 등 대행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원로예술인 대상 사업은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문화예술단체들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예술 활동의 지속가능성이 작아지고 있기에 원로예술인 대상 아카데미와 컨설팅, 운영비 지원 등으로 작품의 질과 확산성, 시대성이 상실되지 않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섭 상임이사는 “플랫폼의 다변화로 인해 웹툰, 버스킹, 그라피티, 스트릿댄스 등 새로운 예술장르와 형식이 등장했다”면서 “예술인활동증명 과정부터 새로운 예술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김기봉 위원은 “예술이 대중에게 더 보편적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며, 소수의 전문적인 영역이라는 전형성을 탈피해서 기존의 장르와 영역을 확대하거나 무너뜨리는 예술의 본질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여러 문제에 대해 다양한 대안이 제시된 만큼 꼭 합의의 과정을 통해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주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문화사업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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