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먹은 열대과일, 아이에게 독(毒)될 수도
맛있게 먹은 열대과일, 아이에게 독(毒)될 수도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6.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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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좋아해서 뷔페에 가면 항상 먹었는데 열대과일이 이렇게 위험한 과일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최근 인도와 중국 등 해외에서 어린이들이 열대과일을 섭취한 뒤 의식불명에 빠지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열대과일에 대한 위험성이 퍼지고 있다.

 게다가 자칫 잘못 섭취할 시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이 학부모들에게 공포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열대과일인 리치를 덜 익은 상태로 먹으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리치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포글리신’과 ‘MCPG(Methylene Cyclopropylglycine) 성분이 저혈당 증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덜익은 리치의 경우 해당 성분이 2~3배 함유돼 있어 공복 상태에서 다량 섭취시 구토 유발 및 최악의 경우에는 의식불명에 이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달 인도에서 리치를 섭취한 어린이 53여명이 집단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 6월에도 중국에서 공복에 리치를 다량 섭취한 어린이 1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사망한 어린이들 대다수가 급성뇌염증후군과 관련된 증상을 보였으며 급격히 혈당이 떨어지고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주시에 있는 뷔페와 패밀리 레스토랑 4곳을 살펴본 결과 리치와 람부탄이 있었지만 열대과일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이 전무한 상태였다.

 또한 대형 쇼핑몰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냉동된 리치와 람부탄 등이 광범위하게 유통돼 있지만 이렇다 할 경고 문구조차 없었다. 도내 유치원, 학교 등에서 열대과일의 위험을 알리는 공문이 아직까지 전달된 적이 없었다.

 전주시 완산구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아직 교육청에서 주의사항 또는 공문을 받은 적이 없고, 개인적으로 반 아이들에게 알려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 자녀를 둔 홍미영(여·35)씨는 아들과 딸이 리치와 람부탄 등 열대과일을 좋아해 뷔페에서 자주 먹였다며 “혹시 몰라서 아이들에게 앞으로 먹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리치, 람부탄, 용안 등에 들어있는 MCPG성분이 급성뇌염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으니 덜 익은 과일을 먹지 말고 성인은 하루 10개 이상, 아동은 하루 5개 이상 섭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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