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위기가 마이스터고 탓?”
“특성화고 위기가 마이스터고 탓?”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06.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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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전북교육감 발언 논란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최근 국회 교육위에서 마이스터고 폐지 필요성을 언급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마이스터고가 특성화고 학생들의 열등감을 부추기고 평등한 교육 기회를 박탈한다는 측면에서 김 교육감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스터고 교장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인재 육성이 아닌 획일화된 교육으로 무책임하게 학생들을 교육하라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26일 국회 교육위 업무보고에서 자사고로 인해 일반고가 피해를 보고 있고, 특성화고는 마이스터고로 인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고교 체제를 일반고와 특성화고로 단순 이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스터고는 전북에 군산기계공고,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 한국경마축산고, 전북기계공고 총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학교는 매년 90%이상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어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반면 도내 31개 특성화고는 정원 미달 사태를 겪고 있고, 수년째 취업률 하락으로 현재 20%대까지 떨어졌다.

두 학교 모두 취업을 목표로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현장실습 등 교육여건과 취업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 교육감의 ‘일반고, 특성화고 고교 이원화’ 발언을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특성화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산기계공고 안석태 교장은 “학생들이 평등한 기회를 줘야 하는 건 맞지만, 학생마다 가진 능력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능력 중심 사회에서 열등감, 패배의식을 느끼는 것은 사회 인식의 개선문제이지 교육환경을 보편화시키고 일반화시킬 문제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 이희수 교장도 “김승환 교육감이 수월성 교육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떠한 맥락에서 이러한 발언을 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도교육청 미래인재과 담당자는 “교육감이 어떤 의중으로 이같은 말을 했는지 자세히는 모른다”며 “원론적인 측면에서 고교 체제의 단순화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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