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를 만들어낸 플라스틱의 양면성
인류세를 만들어낸 플라스틱의 양면성
  • 장선일
  • 승인 2019.06.2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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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이자 최악의 산물이 플라스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플라스틱은 실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이지만,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 할 수 있어 그 양면성이 있다.

플라스틱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플라스티코스(Plastikos)로 성형하기 알맞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한다.

 이렇게 성형하기 좋은 플라스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재미있게도 최초 플라스틱의 탄생은 당구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원래 당구공은 매우 단단한 코끼리의 이빨인 상아로 만들어졌는데, 1860년대에 이르러 아프리카 코끼리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자 상아를 구하기가 매우 힘들어져 미국 당구제조업자들은 상아당구공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기 위해서 상금을 내걸게 되었다. 1869년 미국의 인쇄업자인 존 하이엇(John W. Hyatt)은 니트로 셀룰로오스와 녹나무를 증류할 때 생기는 고체 성분으로 화약과 방충물질로 당시에 사용하고 있는 장뇌를 섞으면 매우 단단한 물질이 된다는 것을 알고 특허를 받았다. 하지만 가끔 폭발하는 단점이 있어 상금은 받지 못했다 한다. 이것이 바로 천연수지로 만든 최초의 플라스틱이다. 그 후 40년이 지나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해 이른 바 ‘베이클레이트’라 불리는 최초의 합성수지 플라스틱을 미국의 찰스 굿이어의 오래된 논문을 응용해 베이클레이트가 만들어내어 사실상 오늘날의 플라스틱 발명의 시초가 된 셈이다.

 20세기 후반 석유화학과 같은 고분자 화학공학의 발전에 힘입어 초기 산업혁명의 중심재료인 철강을 능가하는 합성폴리머 고분자인 플라스틱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플라스틱은 비중이 낮아 가볍고, 다채로운 색상에 착색이 자유롭고, 전기 및 열의 절연성이 우수하며, 의약품류에 저항성이 클 뿐만 아니라 자기윤활성이 매우 좋아서 현대 시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중의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장점을 가진 플라스틱은 선박, 자동차, 비행기와 우주선 등 각종 기계류를 비롯한 건축 등에 활용되는 주요 재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약용품과 식품 및 화장품 등 각종 생활용품의 주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눈을 들어 잠시만 살펴보아도 플라스틱이 보이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아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생산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패기처리라는 감당할 수 없는 커다란 문제점을 안겨준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1950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에서 생산한 플라스틱량은 총 90여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은 코끼리 10억 마리 이상의 무게라 생각할 때 참으로 어마어마한 양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문제는 사용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단 `9%에 불과하고 12%는 소각되기 때문에 80%는 매립되거나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자연분해가 매우 어려워서 지구에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이상 남아있게 되는 셈이다. 버려진 오래된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미세조각으로 육지는 물론 바다로 흘러들어 생태계를 교란한 시키는 최악의 주범이 되어버렸다. 급기야 공중파 방송에서는 플라스틱의 습격이라는 주재로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축적된 수산생물들이 그대로 우리 밥상에 올라와 인체 건강을 해치는 해악 성을 지적하면서 생물의 멸종을 예견하고 있다. 특별히 바다는 해류에 의해서 온 지구를 돌고 있는데, 제아무리 청정한 먼바다라고 해도 미세 플라스틱이 흘러들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주범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푸른 지구는 플라스틱 행성으로 변해 현재와 같은 생물다양성을 찾아볼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재앙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인류가 만들어낸 환경오염물질에 의해서 생물이 멸종된다는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가 공식화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인류세란 2001년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쿠르첸이 처음 제안한 말로 기후변화, 지형학, 층서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간의 활용으로 생물다양성이 사라져 멸종에 이르게 된다는 말이다. 바로 플라스틱과 같은 환경오염물이 인류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양면성을 가진 플라스틱의 특성을 잘 파악해 우리 모두가 사용을 자제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횟수를 늘리는 동시에 반드시 분리수거할 수 있는 규정된 장소에 버려 환경오염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필자가 외쳐대는 ‘자연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Nature!)’라는 말을 깊게 생각하고 실천하여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함으로써 우리의 건강을 지키고 무엇보다도 지구의 환경을 보전하여 만대에 이르도록 우리 모두 노력을 다해 주길 두 손 모아본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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