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더 이상 남의 탓이 아니다
녹조, 더 이상 남의 탓이 아니다
  • 김봉재
  • 승인 2019.06.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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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2일 기상청에서 발표한 올해 여름철 전망자료에 따르면, 기온과 강수량이 평년과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볼 때 올해 역시 작년과 유사하게 녹조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낙동강에서는 6월 13일부로 합천 창녕보에서 수질예보제 관심단계가 발령되었고, 금강에서는 6월 18일부로 공주보가 수질예보제 관심단계가 발령되어 녹조 발생 전망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전북지역 주요 상수원에서는 녹조로 인한 조류경보제가 발령되지 않고 있지만 최근 대청호 문의수역에서 유해남조류세포수가 조류경보제 관심단계 기준인 1,000cells/ml에 근접한 616cells/ml(6.3일)까지 관측되는 등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제는 전 국민이 잘 알고 있는 녹조현상은 강이나 호수에서 1차 생산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부분인 남조류가 대량으로 번성하여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영양분이 충분하고 광합성을 돕는 햇빛과 수온 등의 자연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녹조현상의 발생원인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질소와 인과 같은 영양물질의 강이나 호수로의 유입이다.

  영양물질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유입되는데 그 첫 번째가 공장폐수, 생활하수 등과 같이 배출원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점(点) 오염원이며, 두 번째는 도로, 농경지 등과 같은 광범위한 지역으로부터 배출되는 비점(非点)오염원이다.

  그동안 정부를 비롯한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서는 배출원인과 대책이 보다 명확한 점오염원에 대해 총인처리시설 확충과 같은 대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였으며 그 결과로 점오염원으로부터의 영양물질 유입이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점오염원의 비중이 줄어든 만큼 비점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였으며, 이에 정부에서도 비점오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2년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제2차 물 환경관리 기본계획에 비점오염원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반영하는 등 비점오염원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비점오염의 상당 부분이 인구증가와 개발과 같은 도시화, 산업화와 함께 증가하고 특색이 있으며, 분포특성상 점오염원에 비해 처리하기 쉽지 않고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때문에 비점오염관리대책의 효과가 점오염원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정부정책 마련과 함께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동참이다.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주민참여형 거버넌스 구축과 지속운영이 가능한 체계를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발적인 참여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제는 녹조해결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우리 삶의 터전인 강과 호수를 깨끗이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농약병이나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적정량의 비료살포, 불법경작 금지와 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관심과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며, 정부에서는 이러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봉재 K-Water 금영섬 권역부문 이사  

 약력 ▲댐유역관리처장 ▲사업총괄부문이사 ▲물관리계획부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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