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미투(#MeToo)운동의 현장 기록과 예술가들의 발언
전북 지역 미투(#MeToo)운동의 현장 기록과 예술가들의 발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6.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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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미투(#MeToo) 운동의 현장 기록들 모은 전시회
김은정 박다영 헤카 -대자보 액션(가변설치)

 성 평등한 사회로의 변화를 꿈꾸며 동참하고 있는 전북지역 예술가들의 생각을 담아낸 작품과 전북지역 미투(#MeToo) 운동의 현장 기록들을 모은 전시회가 열린다.

 (사)전북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신민경·김성숙)은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 전시실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불편한 진실 미투운동, 전북지역 현장의 기록전시회’를 개최한다. 네트워크 파티는 7월 2일 오후 4시부터 있다.

 지난해 여름, 성찰하는 미술가들을 중심으로 열렸던 ‘지성엔 성별이 없다’ 전시에 참여했던 작품들과 미투-위드유 참여 글을 모아 지역예술가와 여성 활동가들이 함께 전북지역 미투운동 개요와 내용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준비한 것이다.

 송상민 큐레이터는 “예술은 저항의 목소리를 가져야하지만, 우리는(여성) 문화와 예술계에서 많은 역할로 활동하고 인력으로 종사하면서도 여성인권과 평등신장을 위한 연대가 부족했다”면서 “무기력하기만 한 거대한 문화예술생태계속에서 작은 발길질을 해야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북민족미술인협의회와 협력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고나영 고보연 김누리 김미광 김미경 김보영 양순실 송은경 서다 신보름 정하영 한숙 김은정 박다영 헤카 작가 등이 참여한다.

 이들 참여 작가들은 여성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재조명한 작업들을 통해 지속적인 여성들의 연대의 절실함을 느끼게 됐음을 고백하고 있다.

 어린 시절, 항상 들어야 했던 “여자가 칠칠치 못하게”라는 주어 없고, 목적 없는 꾸중에 대해서 한 번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고나영 작가는 이제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며 ‘#With you’라고 외친다.

 고보연 작가는 사용하다 버려지는 재생 천으로 여성의 몸을 만들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쉬게하고, 그 따뜻한 젖가슴에 한 없이 기댈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김지우 작가는 무의식 중에 어릴 때부터 세뇌당하면서 자연스럽게 무리에 속하고자 앞에서는 입닫고 뒤에서는 헐뜯는 사회적 위치와 태도, 반응과 의식 등에 대해 비판한다.

 서다 작가는 길거리에 버려져 있던 얼굴 없는 마네킹을 오브제로 활용해 세상 속에서 ‘그랬을 것 같다’, ‘그래 보인다’, ‘그랬을 것이다’라고 보여지는 이미지로만 판단되는 가치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양순실 작가는 자신의 삶 속에서 주도적으로 살기를 원했지만, 일상에서 느껴지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구속의 벽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음을 작업으로 풀어냈다. 이제는 이 땅의 어머니이자 딸들인 여성들과 함께 같이 걸어가 보고자 한다는 선언과 함께….

 정하영 작가는 미처 깨닫지 못해서 저항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기만 했던 것들에 대한 기억에 대해 과감하게 털어버릴 것을 주문하며 현재(present)를 산다는 뜻 깊은 선물(present)의 의미를 담아낸다.  

 김은정·박보영·헤카 작가는 기성사회가 듣지 않는 자신들의 외침들을 보란듯이 캐치프레이즈, 대자보, 그림 등으로 표현해 동세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신민경·김성숙 공동대표는 “성 평등한 사회로의 변화를 지지하고 그 변화에 동참하는 전북지역 미술가들의 작품과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전북시민행동’의 활동들을 전시로 엮었다”며 “성차별과 성폭력 없는 사회를 위한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우리들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고 밝혔다. 관람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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