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발자취 머문 익산 나바위성지 역사관 리모델링
김대건 신부 발자취 머문 익산 나바위성지 역사관 리모델링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6.2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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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지의 메카 발돋움

 최초의 한국인 사제, 성 김대건 신부가 한국에 첫 발을 내딛었던 나바위성지 내 역사관이 새 옷을 갈아입고 일반에 공개된다.

 나바위성당은 개화기 한옥 성당으로는 현존하는 유일한 건축물로 국가문화재(사적 318호)로 지정된 유서깊은 공간이다.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옛 성당들도 교회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만, 나바위 성당은 전통적 한국 목조 건축 양식을 따르면서도 내부 공간은 서양 초기 그리스도교 양식을 따라지어 성당 건축사의 과도기적 건축물로서도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20일 천주교 전주교구(교구장 김선태 주교)에 따르면 나바위성지는 현재 문화재청과 전라북도, 익산시와 함께 나바위성당 종합정비계획(2016~2030)에 따라 연차별 사업이 추진중에 있다.

 사업 첫해에는 나바위성당 내부 성체대, 영광의 문, 벽 공사와 성당 주변을 황토 시멘트로 포장해 예전 모습으로 복원했다. 지난해에는 대형 주차장을 정비했고, 올해는 성당을 가리던 2층 사무실과 화장실을 철거해 예쁜 정원을 만들었다.

 또 국가문화재인 사제관을 역사관으로 리모델링해 가톨릭 신자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풍파 안에서 교육과 신앙의 구심점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신앙 터전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역사관에는 수년 전부터 나바위성당 신자들을 중심으로 타 본당 신자와 사제들의 많은 도움의 손길을 통해 기증받아온 선조들의 손길을 품은 신앙서적과 성물 등 1,0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물로는 1865년 초기 목판본으로 발행된 예식서인 ‘천주성교예규’, 1898년 발행본으로 가톨릭 교리서가 나오기 전 100여 년을 사용했던 ‘천주성교공과’, 1899년 묵상 자료로 발행된 ‘신명초행’, 새로운 교리서가 나오기 전 1912년 발행본 ‘성교요리문답’등이 있다.

또 11대 김후상(바오로) 신부가 쓴 ‘전주교구 화산천주교 약사’와 ‘새벽종’ 등 흔히 볼 수 없는 가치 큰 신앙 서적도 접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사제가 입었던 제의 4벌과 일제 강점기 본당이 계명보통학교를 운영하며 사용했던 풍금(1907)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정비 계획에 따라 사제관, 사무실, 회합실, 화장실을 갖춘 종합 건물의 필요성이 커 3년 전부터 나바위성장 신자들의 건립기금 봉헌과 묵주기도 100만 단 봉헌 등으로 150평 규모의 대건관도 마련됐다.

 이에 천주교 전주교구 나바위성지 역사관 및 대건관 축복식이 29일 오전 10시 나바위성지에서 김선태 사도요한 주교의 주례로 거행된다. 미사 후 점심식사와 성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고, 신자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생산 원가로 제공하는 직거래 장터도 열린다.

 나바위성지 김경수 사도요한 신부는 “새롭게 조성된 정원에는 예수님, 성모님상이 예쁜 조경수로 꾸며졌고, 화산 망금정을 중심으로 전지·전정을 거쳐 하느님의 향기를 느낄수 있도록 단장되어 나바위성지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다”며 “축복식에 함께해 6월 하늘만큼이나 높고 맑은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느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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