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자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자
  • 이길남
  • 승인 2019.06.20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운 심성에서 좋은 글이 나온다

  일요일 오후, 집 안에만 있기 무료해서 잠시 아파트 주위를 산책하러 나섰다. 놀이터에는 아이들 몇 명이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다. 아이들 곁을 지나가는데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야, 그러면 안돼.” “왜? 신경 끄셔~” “맞아, 그러면 나쁜 사람이야.”

  무슨 일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보니 아홉 살 쯤 되어보이는 남자 아이가 개미를 발로 밟아 죽이려고 하는 있었다. 다른 여자 아이 두 명은 그러면 안된다고 말리는 중이었다.

  ‘개미는 무슨 죄란 말인가’ 나도 한 소리 거들었다. “아가, 개미도 가족이 있어. 다른 놀이 하고 놀아라.”

  아이는 동작을 멈추고 날 한 번 쳐다보더니 또다른 아이들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생명의 소중함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야할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문득 시인 윤동주의 서시가 떠올랐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힘들었던 현실 속에서도 늘 자신을 가다듬고 되돌아보며 잎새에 이는 작은 바람도 그냥 스쳐보내지 않았던 윤동주 시인의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이다.

  아이들에게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쩌다 아이가 예쁘게 피어있는 꽃을 괜히 꺾거나 쓸데없이 개미를 죽이는 것을 보고도 그저 장난이려니 생각하고 넘기면 안된다.

  아이들이 써 낸 글들을 보면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 낸 편지글, 친구의 소중함을 잘 나타낸 동시들을 보면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 좋은 글도 써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심성이 아름다운 아이가 좋은 글도 써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기 교육이 올바른 인성교육과 함께여야 한다는 것 역시 당연한 것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품이 다 다르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은 어릴 때부터의 교육이나 어떤 체험을 통해 스스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예전에 봄이면 학교 앞에서 병아리들을 팔았던 기억이 난다. 내가 담임을 하던 3학년 남자 아이가 병아리 두 마리를 사다 키우면서 날마다 병아리 소식을 들려주더니 어느 날 한 마리가 죽고 또 한참 후에 다른 한 마리까지 죽었다며 무척 애닯아 하던 적이 있었다. 아마 그 당시 아이는 생명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고 어떤 작은 생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