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덕 시인 ‘배나무 가지에 달팽이 기어간다’
양윤덕 시인 ‘배나무 가지에 달팽이 기어간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6.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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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윤덕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배나무 가지에 달팽이 기어간다(시산맥·9,000원)’가 나왔다.

 이 시집은 2018년도 경기도 문화재단 문예진흥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돼 시산맥 기획시선으로 발간됐다.

 ‘바람의 징검다리’ 등 총 48편의 작품이 실린 이번 시집에는 적절한 비유와 낯선 이미지들의 결합된 시편들이 흥미를 끈다. 별 볼일 없는 세상과 쓸데없는 일로 가득찬 삶을 매우 신선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시인은 겨울을 이겨내고 핀 봄꽃을 바라보면서 ‘빌려오다’라는 흥미로운 발상을 끌어낸다. 일생 가운데 잠깐 누군가로부터 대여해온 인간의 생을 사유해보는 것이다.

“아이가 바람을 접고 있다”로 시작되는 ‘종이비행기’를 통해서는 아이의 꿈과 좌절을 통해 심도 있는 생의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에 많이 보이는 나무는 바라보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시인 자신이 되기도 하면서 시인이 천착하고 있는 세계관을 안정적으로 보여준다.

 유정이 시인이자 문학박사는 “시인은 망연히 붙박인 오래된 느티나무에게서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나무의 고뇌를 꺼내어 읽는 눈을 갖고 있다”면서 “고독한 시인으로의 정체성을 나무로 그리고 견고한 나무의 정체성을 시인으로 두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고 평했다.

 양윤덕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나는 그(시)를 통해 사랑하는 방식, 적절한 표현과 인내를 더디게 터득할 수 있었다. 내 마음의 소리를 하나하나 낮은 자세로 썼다”고 밝혔다.

 양 시인은 전북 옥구 출신으로 1994년부터 다수의 문예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2년에는 계간 ‘시와 소금’으로 등단했다. 시집‘흐르는 물’과 동시집 ‘우리 아빠는 대장’을 발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안양문인협회, 안양여성문인회, 한국동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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