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빈집 관리로 전북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자
체계적인 빈집 관리로 전북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자
  • 최규명
  • 승인 2019.06.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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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이제 사회적 현상을 넘어 국가적 중요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2018년 출생한 신생아 수가 32만 명으로, 64만을 웃돌던 2000년에 비해 불과 20년 만에 반 토막이 난 상태이다. 작년 우리나라 출산율이 0.98명으로 인구절벽 현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신규가정의 감소로 빈집의 수는 날로 늘어나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2017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빈집은 126만5천호로 2016년에 비해 13%가 증가했다. 이는 전체주택의 약 7.4%에 달하는 것으로 2050년에는 전체주택의 10%(약 300만 호) 정도가 빈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빈집은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말한다. 전력, 상수도나 기타 에너지 사용정보 등을 분석하여 빈집 추정이 가능하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주거환경 악화, 생활 안전 저해, 도시미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범죄자의 은신처 혹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며, 특히 빈집 주변의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하고 상권도 위축되는 등 심각한 경제·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빈집이 국가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아직 체계적인 조사나 관리방안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며, 가장 기본적인 현황관리조차 통계청과 지자체의 조사결과가 달라 정비계획 수립조차도 어려운 현실이다.

 빈집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빈집이 2013년에 1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2014년에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계획수립·재정지원에 이르기까지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집재생 추진사업, 빈집관리 기반강화사업, 빈집대책 종합지원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사가현에서는 협정을 맺은 관내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제공하는 빈집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빈집은행제도’를 도입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국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저소득층의 주거문제가 대두하자 주택소유자에게 ‘카운슬 택스(Council Tax)’를 부과하여 빈집 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명시하고, 빈집을 방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주거안정이 국가와 사회의 공동책임이라는 인식하에 다양한 공권력 형태로 법제화 되어 있다.

 전라북도는 흉물로 방치된 빈집을 활용한 ‘희망하우스 빈집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도내 방치된 빈집 3만여 호 중 우선적으로 리모델링이 가능한 80호에 대해 모두 16억원을 투입해 취약계층에게 무상임대하여 주거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역 문화 활동가들의 작업·전시 공간이나 마을 책방으로 활용해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활용 가능한 빈집 2,100여동에 대하여 연차적으로 재정비를 추진하여 주거 취약계층과 문화 활동가 등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 및 문화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전라북도의 추진계획에 발맞춰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8년 6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제50조에 따른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의 정비지원기구’로 지정되어 도내 시·군청과 협약을 맺고 빈집의 위치와 현황, 밀집도, 노후도, 안정성 등 현황을 파악하여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정비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빈집과 관련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주택정책, 도시재생, 귀농정책 등 관련 계획과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주거 취약계측이나 지역의 문화·예술가에게 장기임대 주택을 제공하고 낙후된 구도심을 정비하는 한편, 매년 증가하는 귀농·귀촌 수요를 전라북도가 흡수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인구유입을 촉진하여 활력 넘치는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주시에 방치되고 있는 빈집에 대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통하여 한옥마을에 국한된 관광수요를 다양한 형태의 문화 체험을 통한 가족단위 관광으로 확대한다면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표방하는 전주시와 천년의 비상을 꿈꾸는 전라북도의 위상에 걸맞은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규명 /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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