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는 마을을 고대하며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는 마을을 고대하며
  • 오한섭
  • 승인 2019.06.18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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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녘 동네 어귀에는 그만 놀고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라며 아이들을 부르는 다정한 엄마 목소리가 들리고, 더 놀고 싶어 ‘네, 곧 갈게요~’ 대답하는 아이들 소리는 동구밖까지 쩌렁쩌렁 울렸던 어릴 적 추억이 있다. 집집마다 장작불에 밥 짓는 구수한 냄새와 굴뚝연기, 왁짜지껄 아이들 웃음소리는 우리의 일상이었다.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풍경은 상상할 수 없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시대였지만 아이들이 있어 행복했다. 대부분 집들은 형제가 많아 뭐 하나 풍족하게 쓸 수 없었지만 늘 나보다 못한 처지의 이웃들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다.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일생을 살아오셨다. 자식들을 위해서 앞만 보고 살아오신 그분들 덕분에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매스미디어가 발달하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마을엔 아이들 소리가 점차 들리지 않게 되었다.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게 미덕인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미디어매체 속에 그려지는 아빠의 모습은 가족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하느라 저녁도 없고, 엄마의 모습은 자식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과열교육도 마다하지 않았다. 결과만 좋으면 다 좋은 결과만능주의는 가족의 따뜻함을 아버리게 되었다. 매체들은 제멋대로 갈 방향을 정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만이 최고인양 추앙하고 혹여라도 모성을 강조하며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하니 설 자리가 없었다.

 일도 할 수 있고 아이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모색해야 했으나 출구를 제시하지 못한 미디어는 오늘날 급속한 인구감소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깊은 병이 들기 전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제시했더라면 지금처럼 심각한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가 되었을까.

 급속도로 낮아지는 출생률로 인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 262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80곳 이상이 머지않아 인구가 소멸돼 사라질 것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었고, 현재 출산율이 1.19명으로 출생인구가 급감하여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OECD국가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초고령 사화가 되어가면 노인부양 부담금은 늘고 세금을 내는 노동인구는 줄게 되어 세금부담도 늘어난다. 이는 결국 국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할 것이다.

 남의 이야기로 들려진 일이 코앞에 닥칠지 모르고 있다가 절벽에 서 있게 되었다. 제발 인간 본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를 낳고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행복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도 주요 선진국으로 도약한 만큼 앞으로는 미래 먹거리 확보, 실질적인 인구대책과 복지향상 방안 마련 등을 통해 4만불, 5만불 시대로 과연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우리 모두 고민하고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라북도에서도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고 각 자치단체마다 네트워크를 구축, 유관기관들과 함께 각종 혜택을 늘려가고 있다. 도민들도 임신에서 육아까지 큰 도움이 되는 제도와 각종 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하고 홍보에도 앞장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는 마을로 살려내야 한다.

 마음껏 놀고 난 아이들에게 어서 와서 저녁밥을 먹으라 부르는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마을을 보고 싶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사이보그와 사는 세상이 올 것이다. 사이보그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인류는 존재의미가 없다. 그후론 어찌 될 것인지 말하지 않아도 뻔한 미래 없는 사회는 절망이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기본적인 안전망이 있는 사회를 국가에게만 미루지 말자.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세대가 책임이 크다. 후세대에 더 나은 선진사회를 물려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보자.


오한섭 / 전북교총 사무총장.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참여단체 실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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