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반려동물 천만시대, 버려지고 학대받고…
‘무늬만’ 반려동물 천만시대, 버려지고 학대받고…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06.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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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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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완견이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 천만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지만 그 이면에는 버려지고 학대받는 반려동물이 적지 않아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뻐서, 귀여워서 가족으로 받아들여진 반려동물이 도내 지역에서만 올해 들어서 매달 500여 마리가 버림을 받고 있다.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반려동물들은 하루 아침에 유기동물로 적락, 천덕꾸러기 신세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전북지방경찰청은 “최근 4년(2015∼2018)간 도내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검거된 인원은 총 43명이며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동물 학대나 유기 정황을 모두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동물 학대와 유기 사례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15일 군산의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이 봉고차에 개를 매달고 달리다 한 시민에게 적발되는 일이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독자 제공.

 이에 앞서 지난 3월 13일 익산의 한 공원에서도 척추가 끊어진 채 움직이지도 못하는 유기견이 폐비닐 속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이 유기견은 수술을 마쳐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네 발로 걷지 못해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도내에서 버려진 반려동물은 모두 1만562마리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17년 4천520마리였던 유기동물 현황이 지난해 6천42마리로 무려 1천522마리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도내 지역 유기동물은 3천 마리를 훌쩍 넘어서고 있는데 가족처럼 여기던 반려동물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버리는 비인간적 행태의 심각성이 여과없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거리를 떠돌거나 사설보호소 등으로 가는 유기 동물까지 감안하면 실제로 버려지는 반려동물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기된 반려동물들 중 다시 주인을 찾은 비율은 고작 10.4%에 그쳤으며 21.4%는 자연사, 13.3%는 안락사 됐다.

 또한 새로운 가정에 분양되고 있는 유기 동물은 45.7%로 10마리 중 4마리 정도에 불과했다.

 이같은 도내 반려동물 유기는 이들에 대한 구조와 보호, 위탁, 안락사 등에 따른 혈세 낭비라는 문제점도 초래하고 있다.

 올해 전북도는 유기 동물의 안락사 비용과 구조, 보호, 위탁 등에 관련된 예산으로 7억2천만원을 편성했다.

 지난 2017년 3억7천만원과 2018년 5억5천만원에 비해 올해 크게 늘어났는데 이는 해마다 유기되는 반려동물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학대받는 이유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충동적으로 동물을 양육하는 경우다.

 반려동물이 새끼일 때 귀엽고 예쁜 모습에 혹해 분양을 하거나 입양했다가 동물들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싫증을 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병원비 등 양육비가 갑자기 많아지거나 소음, 배변, 물림 등 각종 문제 행동이 나타나면 버리거나 학대하는 경우가 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반려동물은 버려도 된다는 인식과 누가 대신 키워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심리가 반려동물 유기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마다 유실·유기 동물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 주인으로서의 책임감 있고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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