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새 역사 쓴 U-20 월드컵 결승 진출
한국축구 새 역사 쓴 U-20 월드컵 결승 진출
  • 신영규
  • 승인 2019.06.13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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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4강 신화’가 깨지고 한국축구 새 역사가 시작되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U-20)은 12일 새벽 폴란드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난적 에콰도르를 꺾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세계 대회와 올림픽을 통틀어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사적인 날이다. 새벽잠을 설치고 중계방송을 지켜봤거나 뉴스로 승전보를 전해들은 사람들은 하루 종일 흥분하며 축구얘기로 즐거움을 만끽했다.

  무엇보다 U-20 대표팀 ‘간판스타’ 이강인의 실력이 빛났다. 이강인은 한국의 메시, 한국의 마라도나였다. 가히 축구천재소년이었다. 정확한 왼발을 앞세운 매서운 패스와 드리블, 그리고 경기 조율 능력까지 모자람이 없었다.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문전으로 크로스 할 것처럼 하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최준에게 낮고 빠른 패스를 찔러 넣었다. 에콰도르 수비진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패스였다. 이강인의 패스는 정확했고, 최준은 성난 사자처럼 달려들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마침내 공은 에콰도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통이 트는 새벽,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국민들의 박수와 환호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강인이 있었기에 한국 축구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런 이강인의 모습은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현재이기도 하다. 이강인을 비롯, 청소년 대표팀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내야 한국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

  수문장 이광연의 ‘선방’도 빛났다. 이광연은 매 경기마다 신들린 손으로 결정적인 상대 슛을 막아냈다. 가장 빛나는 순간은 종료 휘슬을 앞두고 에콰도르의 캄파니가 헤딩슛을 날렸는데, 그 공이 우리 측 골문으로 들어가는가 싶어 가슴 졸였지만 이광연이 몸을 날려 쳐냈다. ‘거미손’의 명성을 입증했다.

  한국팀이 강력한 우승 후보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가 속한 죽음의 조를 통과한 뒤 16강, 8강, 4강전 관문을 차례로 통과해 결승전까지 오르게 된 일이 더욱 값지다. 특히 세네갈과 치른 8강전은 어느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극적인 명승부였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한국 팀의 극장골(종료 직전 승부를 결정짓는 극적인 골)이 터져 연장전에 들어갔고, 연장전 추가시간에는 세네갈의 극장골로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려야 했다. 승부차기에서는 한국 팀이 처음 두 명의 실축으로 패배의 위기에 몰렸으나 3대 2로 기적같이 승리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가 아시아 무대를 넘어 앞으로 세계 축구 강호로 성장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은 ‘원팀’으로 전력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주포가 따로 없이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에서 득점을 올린 것이다.

  여기에는 정정용 감독의 ‘팔색조 전략’과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상대 팀과 한국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으로 ‘카멜레온 전술과 족집게 용병술을 구사한다’라는 현지 평가까지 나왔다. 전반은 철저하게 수비 위주로 대비하고, 후반에 기회가 생기면 역습으로 몰아치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 주효했다. 말하자면 모두가 공격에 가담했고, 위기에 몰려면 모두가 수비에 나섰다.

  한국 팀은 오는 16일 새벽 1시 우크라이나와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한국이 이기면 아시아 최초로 U-20 월드컵대회 우승국이 된다. 선수들은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감에 차 있다. 내친김에 우승컵까지 거머쥐어 추락하는 경제에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사해주기 바란다. 한국팀 파이팅!

 신영규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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