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행복한 경험만들기
책과의 행복한 경험만들기
  • 이길남
  • 승인 2019.06.1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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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하다보면 실력이 된다

  다섯 살 아이가 책을 펼쳐 들고 열심히 글을 읽고 있어 가까이 가보니 책에 있는 그림을 보면서 나름대로 이야기를 지어서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림 장면 하나하나를 보며 자신의 생각대로 말을 하는데 동화의 글로 써진 내용과 대부분 일치해서 놀라웠다.

  알고 보니 아이의 엄마가 그 책을 늘 읽어주었고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는 반복해서 들으면서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고 외웠던 것이다.

  4학년 여자 어린이가 교내 영어대회에 나와 발표를 하는데 발음이며 표현력이 뛰어나 최우수상을 받았다. 시골에서 할머니하고만 자란 이 아이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에 있던 영어로 된 동화비디오를 날마다 보며 지냈을 뿐 따로 영어를 배워본 적이 없었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공통적인 희망사항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것은 누구라도 다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까, 왜 내 아이는 책을 읽지 않는지 고민하는 엄마들을 가끔 만난다.

  예를 든 위의 이야기처럼 어릴 때 날마다 반복적으로 아이가 무엇을 하고 노느냐가 중요하다. 잠자기 전에 늘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이 있다면 아이는 분명 책을 좋아하기 쉬워질 것이다. 아홉시가 지났으니 아이에게 ‘어서 자’라고 소리치거나 불을 꺼버리거나 하는 기억보다는 잠들기 전에 다정한 부모님의 목소리와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들으며 자는 아이는 책에 대한 행복지수가 높을 것이 분명하고 전날 들었던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아이는 그 책을 찾아들고 스스로 다시 읽어보려고 하거나 다음 날 또 읽어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시골에서 바쁜 할머니와 자라며 영어를 스스로 깨우친 아이는 가장 재미있던 놀잇감이 이 영어 비디오테이프였을 것이다.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과 전혀 불편함이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었을 때의 행복한 경험들이 쌓이면 아이는 분명 책을 찾아보는 습관이 생길 것이다. 전에 1학년 담임교사를 맡았을 때의 일이다. 그 때 당시에 한창 ‘선생님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가 인기였고 그 이야기책을 가끔 읽어주었다. 사투리도 섞어가며 구연동화를 하듯이 책을 읽었더니 아이들이 틈만 나면 옛날 이야기책을 읽어달라고 졸라서 상당히 두꺼웠던 그 책을 다 읽어주고 또 다른 책들도 많이 읽어주었었다.

  선생님 스스로가 재미가 있어 아이들에게 재미나게 책도 읽어주고 또 그 책의 내용을 아는 아이와 함께 주인공이나 줄거리에 대한 대화를 하다보면 아이들 역시 책에 흥미를 갖게 될 것은 분명하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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