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목공예 권위자 최덕순 씨
초대형 목공예 권위자 최덕순 씨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9.06.12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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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순 목공예 장인이 12일 전주시 아중리 한 목제 작업장에서 공예 작업을 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최덕순 작가가 12일 전주 팔복동 삼성제재소 작업장에서 8m에 달하는 느티나무 고목을 기계톱을 이용해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어릴 적부터 유난히 뭘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손재주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자랐는데 결국 ‘나무’와 함께 한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지금 전국에서 몇 개 밖에 없는 초대형 목공예 작품을 전시할 공간 마련이 꿈입니다”

초등학교시절 팽이와 썰매를 만들어 마을 형들에게 준 것을 계기로 40여년간 목공예 작품활동을 해오는 최덕순(60)씨.

 그는 서울종합예술공모전에서 목공예 부문 ‘꽃조각’으로 대상 수상의 계기로 ‘초대작가’라는 칭호도 얻었다.

 최 작가는 목공예 가운데 소형작품보다 주로 대형 목공예 작품활동의 국내 권위자로 알려졌다.

 그의 주 작업장은 전주 아중리와 완주군 신리, 팔복동 삼성제재소이다. 아중 작업장 한켠에서 기초적인 생활을 하면서 작품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은 없어진 전주 기술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상 고등학교 진학도 못하고 줄곧 목공예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왔다.

성인 남자 두 명이 들어갈 정도 크기의 어마어마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초대형 목공예 작품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주재료도 수백 년에서 수천 년된 고사목을 구입, 최 작가의 손을 거쳐 명작으로 재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령이 오래된 고목의 구입가격도 3~4천만원에 이른다.

 “국내산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 고사목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나무의 무늬와 뿌리 모양이 좋아 서각이나 반입체조각시 그 자체로써 시각적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은둔생활을 하다시피 작업활동을 해 오전 최씨는 지인들의 권유로 서울종합예술대전에 작품을 전시, 10여 차례 수상하면서 이제 전국적으로 초대형 목공예 부문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작품을 보면 수령이 1천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 고목의 경우 무려 1년 6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또다른 세계의‘마을의 수호신’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야 말대로 하나의 대형 목공예 작품이 나오기까지 작품구상과 밤낮없는 손질 및 옻칠 작업이 병행된다.

 정읍 산내에서 구입한 이 고목은 뿌리밑동 지름이 4m50㎝에 이를 정도로 어머 어마하다.

 이 고목의 무게만 5~6톤에 달해 작업장까지 옮기는데 29톤 트럭과 크레인 등이 동원됐다.

 그는 때로는 10여미터 높이에서 1m50㎝ 크기의 대형 톱으로 나무절단 작업을 하기도 했다.

 다리를 다치고 손을 다치고 …

 그의 손가락 마디에서 그동안 인고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대형 톱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다.

 최 작가 삶 또한 우여곡절이 많다. 그동안 원자재 구입 과정에서 돈을 날리는 등 피해액이 억대에 이른다. 이 때문에 가정생활은 원만하지 못했다. 부인과 1남1녀를 두고 있지만 거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졸이라는 배우지 못한 한계로 인해 목공예 부문 명장 지정이나 혜택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이제 전국적으로 명품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장을 만들면 전국적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텐데… 희망사항이지만 예를 들어 한옥마을 인근에 목공예전시장을 조성하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것입니다”

 완주 신리가 고향인 최 작가는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릴적부터 나무를 소재로 한 감각이 뛰어나 어깨에 메는 지게를 만들어 마을 어른에 판매한 적도 있다.

최더순 작가 작업장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

 그는 고목을 손질해 테이블, 식탁, 옷걸이 등 대부분 생활용품도 제작, 판매하고 있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초대형 목공예 작품의 경우 원자재 구입비에 옻칠 등 작업비만 2천여만원이 넘게 소요된다.

 때문에 목공예 완제품의 가치는 돈으로 따지기 어렵다.

 “좋은 원자재를 구입했다해도 미적 감각이 없으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습니다. 생목보다 죽은 나무나 고목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건조가 잘 되어 있어 작업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늘도 전주 팔복동 삼성제재소에서 무려 8m에 달하는 느티나무 고목을 기계톱을 이용해 기초 작업중이다. 나무로 용의 형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작품이 완성되면 전국적으로, 아니 세계적 수준의 명작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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