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발 전라특급’열차 출발
‘북경 발 전라특급’열차 출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6.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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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현대미술의 최전방에 있는 작가들 조우
전북도립미술관은 9월 1일까지 아시아 지도리 특별전 ‘북경 發 전라특급’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한중미술관 관계자들과 참여작가들이 11일 열린 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한국과 중국의 현대미술 최전방에서 분투하고 있는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폭넓고 다채로운 아시아 현대미술의 동시대적 상황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해 11일 개막식을 통해 그 출발을 알린 것이다.

 9월 1일까지 계속되는 아시아 지도리 특별전 ‘북경 發 전라특급’전에 탑승한 작가들은 이날 개막식에서의 첫 만남과 첫 출발에 큰 의미를 두며, 향후에도 적극적인 스킨십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랐다.

 개막식에는 김은영 관장을 비롯해 후지에퍼 베이징 쑹좡 당서기, 우홍 쑹좡 문헌정보미술관 관장, 이번 특별전에 참여한 이건용 작가, 치즈롱 작가 등이 참여해 전북과 쑹좡을 넘어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교류와 협력이 강화되기를 한 목소리로 바랐다.

 후지에퍼 쑹좡 당서기는 “이미 전북에 오기 전부터 많은 예술가들을 통해 전북도립미술관의 발전상을 많이 이해하고 왔다”며 “오늘의 행사가 전북도립미술관과 쑹좡의 뜻깊은 협력을 위한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지에퍼는 “쑹좡 예술촌은 20년 넘게 발전한 가장 큰 예술가들의 집단으로 중국의 많은 예술가들이 한번쯤 와서 활동하고 싶어하는 굉장히 매력이 있는 곳이다”며 “현재 쑹장에는 직업 예술가만 1만2,000여 명에 이르고 예술연구와 경영, 매니지먼트 등 예술과 관련된 활동가들이 주민보다 많은 숫자가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탄탄한 예술인프라가 구축된 쑹좡이 예술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북도립미술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더 많은 예술가들에게 활동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미술발전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유력 평론가이기도 한 우홍 관장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중국 당대미술의 전반적인 발전을 이해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전북도민들이 관람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우홍 관장은 “전북도립미술관에 도착했을 때 탁 트인 풍경이 너무 좋아 마치 공항의 게이트에 서 있는 느낌을 받았고, 앞으로 양국 간의 문화발전의 플랫폼이 되어 많은 교류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오늘의 행사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향후 인도네시아와 일본까지 연결해 아시아의 힘을 보여주는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건용 작가는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 2015년부터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이처럼 아시아 지역들과 빈번한 문화교류를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시아는 우리의 삶에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찾아내고, 문화의 본질적인 것, 근본적인 것을 찾아내 동질을 구현해내는 것이 답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가는 “혹자는 동남아시아 등 서양에 물들지 않은 것에 대해 낙후되고, 퇴보된 문화라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선진국의 것을 흉내내고 따라가는 것이야 말로 공업화에 불과하다”며 “이제 모더니즘의 획일화된 시대는 지났고 문화적 다양성과 다인종, 세대차이와 문화적 차이, 지역성을 극복하는 일이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 작가는 또 “중국에서 중요한 분들이 전북행 특급열차를 타고 오신 만큼, 이분들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향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에 커다란 훈김을 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시아 안에서 여러 문화적, 창조적인 일들이 일어나야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영 관장은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해에 이어 북경 쑹좡과 교류하며, 현대미술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전북과 쑹좡 지역 문화의 개별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아시아 현대미술을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시를 통해 많은 미술가와 도민들이 서로 공감하고,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북경 發 전라특급’전에는 중국과 전북 현대미술가 16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요 미술가는 중국의 사회 문제를 냉소적으로 들추는 치즈룽, 농담과 풍자로 현실을 희화화 하는 선징둥, 인간의 폭력과 공포를 집요하게 포착한 우가오중,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이 선구자인 이건용, 한국미의 원형을 개념적으로 접근하는 채우승, 칼로 책을 절단해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정웅, 공모를 통해 선발한 청년 미술가 김영봉, (김)범준, 박두리씨 등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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