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영원한 동지’ 이희호 여사 ‘굴곡진 현대 정치사와 동고동락’
DJ의 ‘영원한 동지’ 이희호 여사 ‘굴곡진 현대 정치사와 동고동락’
  • 청와대=이태영 기자
  • 승인 2019.06.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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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의 영원한 동반자인 이희호 여사가 한국 정치사에 큰 여운을 남기며 DJ곁으로 떠났다.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여성운동가이자, 사형수의 아내 그리고 영부인으로서 극적인 삶을 살았다.

 이 여사는 민주주의를 일궈 낸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47년을 함께 했던 영원한 동지이자, 여성운동의 대모(大母)다.

 이 여사는 서울대 사범대와 미국 유학을 마친 뒤 국내 여성운동을 이끌며 주목받는 사회운동 지도자로 활동했다.

 그러나 1962년 41살 때 2살 연하의 ‘정치 낭인’인 김대중과 결혼한 이후, 격동의 한국 정치사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 여사는 민주화 운동 투사였던 남편의 동반자이자 조언자였다. 남편 김대중이 유신 독재시절 옥고와 납치 등 온갖 시련을 겪을 때도 묵묵히 곁을 지키며 꾸준히 싸울 것을 당부한 강한 여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과 납치 사건, 내란음모 사건과 수감, 가택연금 등 군사정권 내내 이어진 감시와 탄압을 버텨냈다. 1980년 내란음모 사건 때는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구명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독재정권에 맞서 목숨을 건 투쟁을 한 DJ를 지켜준 건 이 여사의 역할이 컸다. DJ의 정치적 성과의 절반은 이 여사의 몫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남편이 4번의 도전 끝에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한 이후에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비판자로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고, 소외계층의 복지와 여성정책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여사는 70대의 고령에도 ‘퍼스트 레이디’로서 김 전 대통령의 정책에 자신의 전공 분야를 살려 여성 관련 대책이 들어가게끔 도왔다.

 DJ의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늘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남편의 신조를 묵묵히 지켜왔던 고 이희호 여사.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소천한 2009년 8월 이후 매주 두 번씩 김 전 대통령의 묘지를 찾았다고 한다.

 굴곡진 현대 정치사와 삶의 궤를 같이했던 이희호 여사.

 이제 반평생을 함께 했던 인생의 동반자이자 이념의 동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곁으로 돌아갔다.

 청와대=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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