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교체
제1야당 교체
  • 조배숙
  • 승인 2019.06.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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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국회는 제3정당의 출현과 여소야대라는 정치지형을 낳았다. 민생을 아랑곳하지 않는 민주-한국 양당의 극한대립에 화가 난 국민적 선택의 결과였다.

 자유한국당은 탄핵당한 여당이었다가, 지금은 제1야당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여당으로 시작된 임기를 야당으로 마무리하는 여반장如反掌 신세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 임기를 시작했으나 탄핵 이후 집권여당이 되었다. 처지가 뒤바뀐 양당의 정치공방으로 국회는 개점휴업상태이고 민생은 뒷전이다.

 자유한국당의 거리정치는 정치의 실종을 넘어 민폐에 가깝다. 가까운 시일 내 국회로 돌아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여당인 민주당 또한 국회정상화를 위한 충분한 노력보다 맞불 놓는 형국이라 당분간 꽉 막힌 정국이 풀릴 길은 난망하다. 안타깝고 착잡하다.

 식물국회는 청와대바라기 식물여당에게도 책임이 있다. 여당은 보이지 않고 청와대만 보인다는 비판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대로 가면 정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져 가는데 민주당은 거꾸로 20년 집권놀이에 취해있다.  20대 국회 개원 초, 생산적 국회를 위한 대안으로 협치가 강조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평화·민주·진보진영의 개혁연대가 거론되기도 했다. 모두 공염불로 그치고 말았다.  탄핵 이후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았던 자유한국당 부활의 숨은 조력자는 민주당이다. 자유한국당 부활의 신호탄은 지난해 말 민주-한국 양당의 정부예산안 야합처리였다.  적대적 공생이라는 달콤한 유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탓이다.

 뒤늦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합의처리로 개혁연대 가능성이 열리기는 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한국당의 저지공세에 가로막혀 국회가 장시간 문을 닫고 있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국회 개원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민주당의 모호함이 문제다. 21대 총선이 3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21대 총선의 시대적 과제는 촛불시민혁명의 완수에 있다.  촛불시민혁명의 완수는 친일독재세력의 퇴출을 통한 국회권력 교체다. 친일독재세력의 영구퇴출만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 특히, 비정상적인 제1야당 교체는 절실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다당제의 안정적 정착과 평화·민주·진보진영의 개혁을 매개로 한 통 큰 연대가 요구되고 있다.  적대적 공생관계인 민주-한국 양당의 여야를 넘나드는 여반장 국회권력 개혁 없이 우리 사회의 개혁도 무망無望한 일이다.

 호남은 정치적 격변기마다 무거운 선택으로 시대정신을 일깨워왔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한 평민당은 헌정사상 최초의 여소야대 국회에서 당당히 제1야당의 지위를 획득했다.  호남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방자치제의 부활과 같은 괄목할 정치적 성과도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20대 국회는 헌정사상 두 번째 여소야대 국회다. 타락한 진보와 오염된 보수, 양 극단의 정치지형을 깨트리고 민생개혁의 제3정당을 탄생시킨 것 역시 호남의 결단과 선택이 있었다. 호남의 선택은 생산적 정치를 통해 민생을 돌보는 국회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이었다. 

 그러나 개인의 정치적 욕심에 휘말려 희망은 두 동강 나고 말았다. 이제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국정안정과 개혁을 위한 선택을 강조할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정권심판을 위해 강한 야당을 만들어 달라 호소할 게 뻔하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한국-민주 양당이 여야로 뒤바뀌어 즐겨 쓰던 레토릭이다.  분명한 것은 야당다운 제1야당의 탄생 없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평화당은 호남의, 호남에 의한, 호남을 위한 정당이다.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세력이 과거 평민당의 당당함으로 자유한국당을 퇴출시키고 제1야당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고 김대중 대통령에 이은 호남집권의 꿈과 희망을 되살려 나가야 한다. 성공의 열쇠는 21대 총선에 달려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주의, 생산적 다당제 정치와 호남의 자존심은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21대 총선 키워드다.  지금 이대로는 조국의 미래가 어둡다.
 

 국회의원 조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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