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일상화를 위한 담장 허물기
문화예술 일상화를 위한 담장 허물기
  • 장걸
  • 승인 2019.06.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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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생활문화예술, 문화예술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교육부, 복지부 등도 교육적 목적과 정서적 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집중적인 정책과 사업을 통해 상당히 많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제2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추세는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전주시는 삼천?우아?인후?진북?효자문화의집을 운영 중에 있으며 생활문화 기획사업, 강좌프로그램, 동아리 운영 및 지원 등의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들 문화의집들이 주민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것은 문화예술 활동가들이 최전방에서 기획하고 주민들과 만나면서 밀착형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제공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넘어 주민과 함께 만드는 동네문화기획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를 살려 생활이 되는 문화예술 일상화의 폭을 넓히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은 근대부터 현대까지 단순관람, 관람과 체험, 관람-체험-단순참여, 관람-체험-적극참여로 다변화-정교화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단순참여는 문화예술 행사의 일부가 되는 것, 적극참여는 동호회?기획단 등의 참여로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 참여 시기부터 적극참여시기를 맞으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분야도 매우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으며 질적 수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보면 문화의집들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때문일가? 전주시가 주최하고 5개 문화의집이 지난 6월 1일삼천동에 있는 거마공원에서 선보인 ‘전주수작’은 무형문화재, 문화공동체, 생활예술동호회 등이 함께했다. 이를 위해 전주문화재단, 한국전통문화전당,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협력하고 있다.

무형문화재분들을 지원하는 한국전통문화전당, 공동체를 지원하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주시 전체 생활문화예술동호회를 지원하는 전주문화재단이 힘을 모아 동네의 문화행사를 지원한 것이다.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사업이 ‘전주수작’이라는 동네 문화행사에 결합되었다. 기존의 해당 사업들은 기관별로 시행되었고 일상 속에서 주민들을 만나는 일은 빈번하지 못했다.

사업별로 세워진 담장을 허무는 시도였다고 할 수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수요와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고리로 작동한 것이다. 그리고 일정 부분 전문적인 문화예술사업 분야가 일상화에 한발자국 다가선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문화예술의 일상화를 위한 담장 허물기는 행정-기관-민간-주민을 하나로 엮는 정책결합(Policy Mix)을 통해 가능하다. 특히 최근 놀이공간을 새롭게 바꾸려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도되는 시기에는 문화예술의 일상화를 위한 결합이 더욱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다. 지역과 구성원의 특성을 감안하고 세대통합 이용형 놀이공간으로의 변화를 전제로 한 협력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이 일상화되기 위해서는 주민의 주도적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현장이 되는 동네, 또는 마을의 수요와 현실을 주민들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매우 적극적인 수준, 또는 주민이 기획하고 행정이나 활동가가 지원하는 체계를 확보하는 데는 미흡한 측면이 있으므로 주체들의 담장을 허무는데도 많은 관심과 개선이 필요하다.

일상화에는 공간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동네의 공원, 교회, 성당, 학교, 카페, 사용되지 않는 땅, 도서관 등도 소통과 신뢰의 정도에 따라 담장허물기가 가능하다. 특정 장소에 집중되어 있는 프로그램은 해당 장소로 주민들이 이동해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생활권역 내에 공간이 마련된다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유모차를 미는 엄마들도 좀 더 쉽게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주도적’이라는 말은 ‘자기결정권을 행사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일상’은 특정 공간이나, 특별한 무엇과는 반대되는 것이므로 주체 또한 일상 속에 머물러야 한다. 그래서 늘 바라보고 접하는 사람들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일상의 눈을 통해 담장이 허물어진다면 진정으로 문화예술의 일상화가 가능할 것이다. 

  장걸 (재)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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