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고창 남자가 꾹꾹 눌러 쓴 ‘고창인문기행’
뼛속까지 고창 남자가 꾹꾹 눌러 쓴 ‘고창인문기행’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6.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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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의 보리밭에 초록 바람이 분다. 고창사람이 쓴 고창의 첫 인문학도서를 들고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고창 공음면 출신의 이종근 수필가가 ‘고창인문기행-보리피리 잘라 고창에서 하룻밤(도서출판 기역·2만3,000원)’을 펴냈다.

 이 책은 지난달 고창군 해리면 책마을 해리 일원에서 열린 ‘제3회 한국지역도서전’을 기념해 출판사가 기획해 만든 것이다. 고창에서 태어난 수필가가 30여 년 동안 연구하며 찾아낸 결과물로, 지역 작가로서 책임을 다한 고마운 결실이 아닐 수 없다.

 책 속에는 안동에 사는 부인 여강이씨(1792~1862)가 남편 김진화(1793~1850)에게 보낸 편지 사연 등 작가가 새롭게 발굴한 자료가 넘쳐난다.

 김진화가 무장에 현감으로 가 있던 시절, 아내가 남편에게 보낸 한글 편지 16통(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에는 한 살 연하 남편의 건강을 애틋하게 챙기는 아내의 마음이 새겨져 있다.

  공음면 선동리 해정마을 양채용 효자각의 사연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8세가 되던 해에 어머니가 병석에 눕게 되자 저수지의 얼음을 깨고 물고기를 잡는 등 전국을 떠돌면서 약을 구했던 양채용의 일화는 끔찍한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에 훈훈한 메시지를 남긴다.

 저자는 또 고창의 자랑 3홍화·3백화를 처음으로 명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전에 실린 자랑스런 그 이름 고창을 소개했으며, 이순신 이름이 새겨진 무장 고인돌, 선운사 사천왕상의 탐관오리와 음녀, 무장읍성 정후권 영세불망비와 꽃병, 동학농민군이 부른 당뫼골 민요, 호남가에 나오는 고창읍성과 무장, 흥덕, 전라감사 이서구와 구시포도 소개하고 있다. 문학 속의 배경지 고창과 고창 꽃담은 저자의 오랜 연구의 산실로 그 깊이가 그만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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