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도색 부실 관리·감독이 문제다
차선도색 부실 관리·감독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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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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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차선이 밤이나 비가 오면 사라지는 이유가 밝혀졌다. 전주 시내 도로 차선이 유난히 흐릿하다는 민원과 제보에 따라 전북지방경찰청 교통 범죄수사팀이 수사에 나선 결과, 불법 하도급을 통해 무면허 업자에 의해 차선도색이 부실 시공되고 공무원이 뒤를 봐준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경찰청은 도로 도색공사 재료를 부실하게 사용하거나 불법 하도급을 준 혐의로 도색업체 20곳과 무면허 하도급 업체 9곳의 대표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부실시공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고 허위로 준공 검사 조서를 작성한 전주시 공무원을 불구속 입건하고, LH 직원에 대해서는 전북본부에 담당 직원을 징계토록 통보했다.

경찰에 적발된 업체들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전주시와 LH가 발주한 21억 상당의 24건의 전주 시내 차선 도색공사에서 재료를 적게 사용하거나 불법 하도급을 줘 6억 2,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입찰을 받은 원청업체들은 공사금액의 30~40%를 수수료를 챙기고 나서 무면허 업자에게 불법 하도급을 줘 이득을 얻기도 했다.

전주지역 도로 차선이 흐릿하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전주지역에서 3년간 발주된 24건의 공사가 부실하다면 주요 도로의 모든 공사가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공사비의 30~40%에 이르는 돈이 빼돌려진다면 공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 부실 공사로 도색 차선이 변색하고 지워지고 떨어져 나간 현상을 공직자들이 몰랐다면 말이 안 된다. 공사 현장을 한번 살펴보기만 해도 부실시공 여부와 함께 불법 하도급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선도색 부실시공의 가장 큰 원인은 전주시와 LH 전북본부의 부실한 관리·감독 체계와 공직자의 유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실시공 자체가 업체의 잘못이나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발주기관인 전주시와 전주시장이 부실시공에 대한 최종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로 위의 차선은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 생명선이다. 관련 공무원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관리·감독 체계의 재정비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직자들이 바로 서서 엄격하게 감독한다면 부실 도색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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