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낚시에 멍들어가는 생태 저수지
불법 낚시에 멍들어가는 생태 저수지
  • 양병웅 기자,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6.03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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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완주군 구이저수지 일대 낚시 금지 구역에서 한 시민이 낚시를 하고 있다.   이휘빈 기자
3일 완주군 구이저수지 일대 낚시 금지 구역에서 한 시민이 낚시를 하고 있다. 이휘빈 기자

 “시민들의 불법 낚시 행태로 저수지가 갈수록 오염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2일 오후 2시께 완주군 구이저수지 주변에는 ‘낚시금지 및 쓰레기 투기 금지’ 경고 안내판이 있었지만 곳곳에서 낚시꾼들이 불법 어로 행위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낚시꾼들이 다녀간 자리에는 미끼 포장재, 스티로폼, 컵라면, 맥주캔, 담배 꽁초 등 각종 쓰레기들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저수지 경관 훼손은 물론 수질 오염의 우려를 낳고 있었다.

 특히 저수지 인근에는 전북체육고 카누연습장까지 있었지만 일부 낚시꾼들은 이 곳까지 침범해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저수지 안에 설치돼 있는 ‘낚시 금지 및 쓰레기 투기 금지 경고 안내판’이 무색해 보였다.

 같은 날 전주시 관내 혁신도시에 위치한 기지제에서도 시민들의 불법 낚시 행태가 눈에 띄었다.

 이 곳 역시 낚시꾼들이 다녀간 곳곳마다 어김 없이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이날 여러개의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던 시민 A(60)씨는 “배스 등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 어류를 잡으러 나왔다”며 “도심하고 가까워서 주말마다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B(50)씨도 “친구들과 주말마다 유해 어류를 잡을 겸 낚시를 즐기고 있다”면서 “인근에 쓰레기가 많긴 하지만 우리가 버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완주 구이저수지와 전주 혁신도시 기지제는 농업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현행법상 낚시 금지구역이다.

 하지만 낚시꾼들은 배스 등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어종 퇴치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불법 낚시를 일삼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낚시꾼들이 잡아가는 어종에는 배스 뿐만 아니라 붕어와 가물치 등 토종 어류도 포함돼 있다.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지만 단속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원활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 낚시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지 않아 과태료 마저도 부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외래 어종 퇴치라는 핑계를 내세우는 불법 낚시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이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농업용 저수지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최소한 규제 대책도 없는 상태다.

사진=이휘빈 기자

 구이면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38·여)씨는 “아이들과 저수지 인근으로 산책을 나갈 때마다 이곳 저곳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인근 주민과 외지인들의 불법 낚시로 저수지가 갈수록 오염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단속 인력이 부족해 적절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못하는 점도 문제지만 불법 낚시 행위를 적발해도 처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어 담당 기관들이 사실상 불법 낚시 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전주완주임실지사측은 “구이저수지와 기지제에 낚시 금지 및 쓰레기 투기금지 경고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하고 환경정화, 수질오염 방지 등을 위해 관련 기관과 함께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며 “낚시 금지 구역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정해햐 하는 만큼 전주시, 완주군과 함께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이휘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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