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모 음악평론가의 ‘대중음악, 소통과 혁신’
임진모 음악평론가의 ‘대중음악, 소통과 혁신’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9.06.0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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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청조아카데미 제 11주차 강의…“새로운 나를 찾기 위한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을”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12차 강연이 30일 본보 6층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임진모 음악평론가가 '대중음악, 세대 소통과 혁신의 가지'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여러분은 음악을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요즘 소위 뜨고 있는 걸그룹, 아이돌, K-Pop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요즘 저의 나이대(60대 전후)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은 ‘음악! 내가 그걸 알아 뭐하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음악을 알고, 걸그룹·이이돌을 알고, 더 나아가 그들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정확히 표현할 줄 알아야 10대, 20대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저에게 기억에 남은 음악 이야기를 중심으로 강의를 열어 가겠습니다”

 전북도민일보 2019년도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12차 강연이 지난 30일 전북도민일보 6층 대회의실에서 임진모 음악평론가의 ‘대중음악, 소통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강의에 앞서 자신의 소개를 간단히 했다. 중학교 시절, 홍콩의 전설적 무술 배우 이소룡의 광팬이었다. 코스모스 백화점에서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뒷골목을 기웃거리다가 팝송과 접하게 됐고, 고등학교 입학 전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당시 존 레논, 로보, 카펜터스, 신중현, 이장희는 이성을 잃게 했다. 그래서 세운 인생의 목표가 음악평론이었다. 고려대학교를 진학해 전공을 선택할 때도 ‘음악’이 중심이었다. “음악평론가와 가장 가까운 전공이 사회학이었다. 그래서 사회학을 선택했고, 음악평론을 쓰고 싶어 신문기자 활동을 시작했고, 그 후에는 방송, 저서 등을 통해 음악평론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그는 과거를 회상했다.

 강의가 시작되자 ‘블랙핑크’, ‘세븐틴’, ‘지코’, ‘레드벨벳’, ‘엑소’, 트와이스’, ‘마마무’ 등 걸그룹과 아이돌의 소개했다.

 ‘5~6년 전 나 임진모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라는 자문자답을 했고,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니, 첫째 나는 돈 많은 사람에게 머리를 숙여 본 적 없고, 둘째 멋있고,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고, 셋째 학벌에 기죽지 않았다.(유명대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물어보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데 꼭 출신학교를 말한다.) 그래서 나는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을 존경한다”고 설명하며, 아이돌 출신인 가수 ‘지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그가 이야기를 풀어 간 지코는 래퍼였는데, 3년 전부터 노래를 시작했다. 왜 노래를 하느냐는 질물에 지코는 “힙합 가수가 아닌 음악가가 되고 싶어 노래를 연습한다”라는 말을 듣고, 지코를 존경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요즘 가요계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많은 아이돌과 걸그룹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다. 그런데 노래가 성공하고, 맴버중 한명이 뜨면, 필연적으로 해체 수순을 밟는다. 그리고 소속 회사는 이 맴버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 소위 뜨지 못한 맴버들의 좌절감은 어떻게 해소 시킬 수 있겠는가, 그래서 뿔뿔히 흩어진다. 진정한 리더는 선택과 집중이 아닌 맴버 모두의 높이(기대 수준)를 맞추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의 강의는 자연스럽게 ‘방탄소년단’으로 옮겨졌다. 그가 말하는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은 의외로 간단 명료했다. ①SNS(파급력) ②메시지(이들의 노래 가사에는 충고조가 없다. ‘고민하지마’, ‘어차피 그래’ 등 젊은세대의 의식을 반영) ③칼군무(너무 놀랍다. 세상에 이런 춤은 없을 정도다. 7개의 바위(에너지 덩어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들의 춤의 공통점은 왼쪽다리에 모든 무게를 떠받치고 있다. 그래서 안정된 동작이 나온다”며 자신도 각고의 노력 끝에 간단한 동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으쓱했다.

 이들의 공연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나는 7번을 봤다. 첫 노래 10초 내에 입이 떠억 벌어지면서 ‘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1~2소절이 끝나면 ‘아~’라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떨군다. 2곡 정도 끝나면 수많은 관람객의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흐른다. 엄청난 감동이다”고 소개했다.

 방탄소년단 홍보담당과의 대화도 소개했다. ‘얼마나 췄나?’라는 질문에 “1년 2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12시간씩 췄다”고 했다. 정말 죽기 살기로 춤을 추었기에 이들의 표정에는 처절함이 묻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원래 힙합 친구들이었는데 아이돌로 변경을 했다. 10대 시절에 춤을 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얼마큼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이같은 결과물을 남들어 냈는 지 가늠이 안된다”고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방탄소년단에 대해 ‘21세기의 비틀즈’라는 수식가 붙은 것에 대한 설명도 이어가며, 10곡에 가까운 비틀즈 히트곡을 부르기도 했다. 당시 영국의 16번째 도시인 리버풀 태생으로 지독한 가난뱅이 아들, 버람받은 고아 등 철저한 흑수저 출신으로 이뤄졌고, 연주를 잘하려는 욕심에 하루 10시간씩 문을 여는 독일 함부르크 클럽 취업 등 음악에 모든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담담히 풀어냈다.

 그리고 영국 록의 전설 ‘퀸’, 엘비스 프레슬리, ‘삼촌, 아버지, 할아버지의 음악을 듣고 싶고, 부르고 싶다’는 아이유, ‘새로운 나,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 19집(대표곡 바운스)을 냈다’는 조용필 등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그는 “비록 중·장년층이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20대, 30대 가졌었던 나의 유전자가 득실거린다. 새로운 나를 찾기 위해 몸부림쳤던 조용필과 같은 삶을 살아가길 기대한다”며 CVO 원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며 강의를 마쳤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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