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주류 판매 금지’ 대학교 축제는 여전히 술판
허울 뿐인 ‘주류 판매 금지’ 대학교 축제는 여전히 술판
  • 김선찬 기자
  • 승인 2019.05.30 18: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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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북대학교 대동제가 진행중인 30일 대학 축제 주점에선 주류 판매 금지됐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주류를 구입해 주점을 찾았다.    최광복 기자
2019 전북대학교 대동제가 진행중인 30일 대학 축제 주점에선 주류 판매 금지됐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주류를 구입해 주점을 찾았다. 최광복 기자

술 없는 건전한 캠퍼스 축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대학교 축제 ‘주류 판매 금지령’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각 대학 축제 기간 동안 학생들이 주류 판매 행위를 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대학 축제 현장에서는 음주 행위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이른 저녁 대동제가 시작된 전북대학교 소운동장 주변에는 여기저기 나뒹구는 술병과 푸드트럭이 뿜어대는 매캐한 연기가 가득했다.

테이블이 마련된 소운동장 인근에는 대학생과 일반인까지 수 많은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도 없었다.

테이블에 자리가 없자 학생들은 돗자리나 옷가지를 깔고 계단에 앉아 맥주를 따라 마시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술 없는 건전한 대학 축제 문화를 조성하자는 교육부의 권고와는 사뭇 거리가 멀어보이는 풍경이 이곳 저곳에서 연출됐다.

현행법상 대학생들이 축제 기간동안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주세법 위반이다. 

만약 무면허로 주류 판매업을 벌이다 적발될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학 축제 현장에서는 외부에서 술을 구입해 캠퍼스로 들어와서 삼삼오오 술을 마시는 이색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 내에서 술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땅히 처벌도  불가능하며 대학 내 음주 행위도 불법이 아니어서 술을 마시는 이들을 규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학 축제 현장에서 술 판매를 규제하니 외부에서 술을 사다먹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진국들처럼 대학 캠퍼스에서도 음주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학생 정모(22·여)씨는 “주막에서 술을 판매 하던 시절에는 일일이 신분증 검사를 해 부작용이 덜했지만 오히려 축제 현장에서 술 판매를 규제하다 보니 미성년자들의 음주가 더해지는 것 같다”며 “술을 사려면 인근 마트나 편의점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어 대학 축제 현장의 술 판매 금지는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총학생회도 “술 없는 대학 축제 문화는 어찌보면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면서 “성인이 된 대학생들에게 술을 먹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전북대 총학생회는 “술 없는 대학 축제 문화에 대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부의 지침에 따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면서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대동제를 즐기는 축제가 돼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도내 한 사립대학교 관계자도 “대학 술 문화를 바로 잡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이지만 아직 개선되야 할 점이 많다”면서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하며 캠퍼스 내 음주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고 말했다.

김선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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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19-05-31 12:11:19
술없는말고 술판매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