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스마트폰 통제의 빗장을 풀어주자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통제의 빗장을 풀어주자
  • 송산 송일섭
  • 승인 2019.05.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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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은 제4차 혁명의 총아다. 스마트 폰이 세상에 나오면서 우리의 삶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일일이 몸의 수고를 빌려야만 이루지는 것들이 터치만으로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은행에 가지 않고서도 온갖 금융거래를 다 할 수 있고,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 가지 않고서도 어떤 물건이라도 다 살 수 있다. 신문을 보거나 방송을 시청해야만 알 수 있는 세상 곳곳의 일을 실시간에 접할 수 있으니 참으로 놀랄 일 아닌가. 이런 일들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리와 시간에 제한 없이 원하는 일을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우리들은 동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세대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50대의 삶과 10대의 삶이 질적, 양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네안데르타인, 크로마뇽인을 넘어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는 현생 인류까지 함께 살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10대들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진화 과정에서 뒤처진 종족들과 함께 살로 있는 셈이다.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으나, 대체로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이 깊다. 스마트폰으로 전화나 문자 정도 나누는, 거의 진화가 되지 않은 고생인류가 있고, 스마트폰으로 별것을 다하는 신생인류가 지금 함께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세상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가 여전히 구태의연한 사고와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 우리 교육이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얼마나 비효율적일까. 최근 ‘포노 사피엔스(phono-sapiens)’라는 신인류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는 성균관대 최재봉 교수의 저서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에서 집중 논의되고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이 가져온 우리사회의 놀라운 변화와 미래 대응전략이 제시되고 있는 바, 그가 암시한 교육적 시사는 자못 크다.

 누가 포노 사피엔스들인가. 이미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4차 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젊은 공학도이고, 다양한 앱을 활용하여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사람이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서도 전화나 걸고 문자 정도 나누는 사람들이라면 뒤떨어져도 보통 뒤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키우고 있는 아이들은 어떠한가. 부모들보다 훨씬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하다.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 폰을 손에 쥐고 살아왔기에 스마트 폰으로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낼 수가 있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자신들이 어렸을 때를 회상하면서, 요즘 아이들을 걱정한다고 한다. 하기야 크로마뇽인이 거주했던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도 ‘요새 아이들 철이 없다’는 문구가 있다고 하지 않은가. 여전히 대부분의 어른들은 스마트 폰의 확장성 있는 활용과 가치를 이야기하기 전에 그것의 부작용만을 이야기하면서 걱정들을 한다.

 많은 학교들이 아직도 아이들이 스마트 폰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며, 스마트 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아이들이 엉뚱한 짓을 한다. 그렇다고 문명의 이기를 아이들의 손에서 빼앗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고도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다. 아이들이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열심히 써 보고 이리저리 만지면서 고민한 사람만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을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쓰도록 통제의 빗장을 풀어야 한다. 지금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 폰이 만들어 낸 신인류들임에 틀림없다. 그들이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무궁한 세계를 보게 하고, 또 그런 세계를 늘 상상하게 해주어야 한다. 스마트 폰을 활용하여 학습 자료를 찾고 그들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게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이 스마트 폰을 가지고 엉뚱한 짓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는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면서 그들을 지켜보아야 한다.

 

송산 송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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