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모 전북도 정책기획관, 공직생활 마무리하며 시집 ‘귀향’ 펴내
김철모 전북도 정책기획관, 공직생활 마무리하며 시집 ‘귀향’ 펴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5.29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0여 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 하면서 귀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느낌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헛글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제겐 그 자체가 삶이었고 가치있는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찍이 공무원 시인으로 이름난 김철모 전북도 정책기획관이 퇴직을 앞두고 시집 ‘귀향(歸鄕)’을 펴냈다. 지난 2008년 발표한 시집 ‘그리고 고향 지사리’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오다 이번이 다섯 번째 시집이다.

 삶의 소소한 것에서 늘 시제를 찾아온 그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삶의 테두리 안에서 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특히 ‘귀향’이라는 단일시제로 묶은 점이 이색적인데, 김 시인은 고향 정읍 고부에 새출발을 위한 터전을 마련하면서부터 지난 3년의 시간과 과정을 시로 담았다.

 시집 ‘귀향’에는 귀향 1편에서 79편까지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이는 김 시인이 공직생활을 시작한 1979년을 의미하기도 한다. 페이지마다 꾹꾹 눌러담은 시들은 바로 시인의 삶의 일부이자, 개인적으로는 매우 가치 있는 기록인 것이다.

 시집은 ‘그 곳에서 살고 싶다’, ‘잡초와 농군’, ‘나비네 여덟 가족’, ‘남의 집 같은 내 집’, ‘명자가 왔다’, ‘인생의 길’ 등 총 6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귀향을 축하하기라도 하듯 먼저 집을 짓고 있던 거미를 비롯해 각종 곤충과 꽃, 잡초는 물론, 찾아오는 길고양이들, 바람과 하늘, 땅과 나눴던 수많은 대화들이 시인 특유의 표현방식으로 전개된다.

 새로운 삶을 꿈꾸며 다짐 중인 누군가에게 그의 시는 큰 공감이 될 것이고, 지친 삶에 잠시 숨 고르기 중인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될 터다.

 김 시인은 “40년의 공직생활에서 우여곡절도 많았고, 귀양을 생각하기도 하고, 낙향을 생각하면서 참고 버티어 온 시간이 귀향의 길로 안내했다”면서 “그간 40년을 사람들과 놀았으니 이제는 모든 자연과 함께 놀아야 할 판이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자연에 순응하고 그들과 함께 숨쉬고 놀아야 할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귀향은 북적거림보다는 한적함을 선택함이다”며 “어떤 사람은 도회지에 머무리기도 하고 누구는 고향을 찾기도 하지만 삶의 가치관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는 각자의 몫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써 큰 덕을 쌓는 집이 되라는 뜻을 담아 ‘경덕재(經德齋)’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가 소중하게 받든 편액이 현관에 걸린 순간을 표현한 시를 접하니, 앞으로 시인으로서 더욱 진하게 살아갈 삶의 무게가 전달된다.

 김 시인은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있을 것이고, 반복되는 일, 새로운 일도 생기겠지만 귀향 이야기는 계속된다”며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찍었다.

정읍 출생으로 2007년 설중매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대한민국 베스트작가상(2010)등 3회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사)한국문학세상 등단 정회원, 아시아문예진흥원 부이사장, 전북문인협회 회원, 10대 정읍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1979년에 공직에 발을 들여 전북도청에서만 31년을 재직하는 동안 도의 주요 요직을 거쳐 행정지원관, 익산부시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라북도 정책기획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