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화수분’ 완산학원 검찰 수사 마무리
‘비리 화수분’ 완산학원 검찰 수사 마무리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05.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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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정 전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가 28일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에서 완산학원 사학비리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재단 설립자 김 모씨(73)가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교사 채용과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53억1000만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최광복 기자
김관정 전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가 28일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에서 완산학원 사학비리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재단 설립자 김 모씨(73)가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교사 채용과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53억1000만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최광복 기자

 비리의 화수분으로 불린 ‘완산학원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됐다.

 학교 설립자 등은 교사 채용과 인사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돈을 받은 것도 모자라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기금과 학생들 급식에 들어가는 쌀까지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검은 28일 완산학원에 대한 수사 브리핑을 통해 “재단 설립자이자 전 이사장인 A(74)씨와 사무국장 B(52)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횡령)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A씨의 딸이자 완산여고 행정실장인 C(49·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현직 교사 D(61)씨 등 2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학교 자금 13억8천만원과 재단 자금 39억3천만원 등 총 5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기간 동안 교내 시설 공사비를 부풀려 계약한 뒤 업체로부터 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20억원을 챙겼다.

 또 재단 소유 건물의 월 임대료를 낮춰 계약하는 수법으로 4억원을 빼돌렸다.

 이와 함께 지난 2010년에는 학교 부동산을 120억원에 매각해 놓고 105억원에 판 것처럼 꾸며 15억원을 가로챘다.

 A씨는 최근 10년 동안 재단이 운영 중인 완산중과 완산여고의 물품 구매 대금을 부풀린 뒤 각각 5억원과 7억원 등 총 12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A씨는 교직원을 채용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인건비 8천만원을 편취하는가 하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교육복지비 등 5천만원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A씨는 학생들의 급식을 위해 산 쌀로 명절 떡을 지어 교직원들에게 돌리는 등 1천만원 상당의 식재료를 빼돌리기도 했다.

 A씨는 교장, 교감 승진 대가로 D씨 등 6명으로부터 1인당 2천만원씩 총 1억2천만원 상당의 돈을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나타났다.

 또한 A씨는 기간제 교사 등 6명에게 정교사로 채용해주겠다며 총 5억3천만원의 뒷돈을 챙기기도 했다.

 채용이 결정된 교사들은 시험을 치르기 전 답을 미리 알고 적거나 백지 시험지를 내고도 합격했으며 이 중 4명은 현재도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A씨 일가는 횡령한 돈을 생활비와 부동산 구입비, 사업투자비, 자녀 상속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관정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A씨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의사결정 역할을 하는 이사회가 모두 지인 및 가족, 학교 전·현직 교장 등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라며 “완산학원의 재정 95%는 국가가 지원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결국 국민과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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