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업체 손에 맡겨진 입시상담, 교육청 뒷북감사 논란
민간 업체 손에 맡겨진 입시상담, 교육청 뒷북감사 논란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05.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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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학교 관행적으로 다양한 정보 수집 차원 민간 업체 도움 받아
전북교육청 현실 모르고 뒷북 행정

고3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앞두고 이뤄지는 고교 진학 상담이 사교육 업체의 도움 없이는 한계에 부딪히는 것으로 드러나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2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상산고 졸업생 A씨가 지난 10년 동안 상산고가 사교육 업체의 유료 진학상담 가입을 안내한 것을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감사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교육 업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인데 도교육청에서 현실을 모르고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내 교육계에 따르면 일선 고교 교사가 각 대학 전형에 맞게 성적을 산출하고 전국 학생들의 성적을 비교해 학생별로 진학 상담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로 인해 도내 고교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학생들의 정확한 정보를 통한 대입 지원을 위해 사교육 업체의 유료 진학프로그램의 도움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중학 상산고 교감은 “대학별, 전형별 내신점수 계산이나 모의고사 점수를 고려해 각 대학의 방식대로 계산하기가 매우 복잡하다”며 “학부모들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교육 업체 프로그램 활용에 대해 필요성을 공감했고 희망자에 한해서 동의를 구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도내 한 고교 교사는 “도내에서는 전북대를 가장 많이 진학하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수년동안 축적된 데이터가 있어서 사교육 업체의 도움이 없더라도 학생들이 지원 가능한 위치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면서도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대교협 서비스 ‘대학 어디가’ 등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설 프로그램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교육청의 감사보다 교육 당국의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교육 업체의 유료 진학상담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공교육 차원에서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 이수정 씨는 “상산고가 아니더라도 유료 진학컨설팅을 받으라고 연결해 준 학교는 상당히 있는 걸로 안다”면서 “입시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담임교사도 ‘장담할 수 없다’며 학생의 대학 지원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인데 교육청에서 금지한다고 해도 학부모들은 알아서 사교육 업체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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