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된 상상력을 자극하자
잠재된 상상력을 자극하자
  • 이길남
  • 승인 2019.05.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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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행복한 경험 만들기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 번 넘으렴 / 팔-딱 팔딱 팔딱 날도 참말 좋구나”

  어릴 적에 친구들과 줄지어 소풍을 가면서 흥얼거렸던 정겨운 동요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도시락 하나만 챙기면 어디든 선생님을 따라 산으로 강으로 신나게 걸어다녔던 어린 시절. 참 많이도 걸어다녔지만 힘들었던 것보다는 늘 즐거웠고 행복함으로 가득한 유년기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한다.

  소나무 숲 속에 자리를 잡고 둘러앉아 세상 어디에도 없던 꿀맛 도시락을 먹던 일, 부끄러워 하면서도 친구들 앞에 나가 노래도 부르고 우루르 뛰어다니며 정신없이 보물찾기에 열중했던 일들이 아련한 아름다움으로 남아있다.

  예나 지금이나 산이나 강, 바다를 찾아가면 맑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숲 속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새들의 청아한 울음소리가 들리고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귀를 시원하게 한다. 천천히 걸으면서 주위의 풀꽃들이 얼마나 예쁜지도 살펴보고 솔숲을 걸을 때 푹신한 발의 감촉도 느껴볼 수 있는 여유로운 산책을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말상대가 있다면 더욱 좋다.

  아이와 함께 햇빛에 반사되는 조약돌도 주워보고 개미들이 줄지어 가는 모습을 쪼그려 앉아 관찰해보기도 하고 예쁜 꽃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도 찍으며 가족소풍을 즐겨보자.

  파도치는 바닷가에 가서는 돌을 들추면 우르르 도망가는 작은 게를 잡아보고 함께 머나먼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하며 떠오르는 옛날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자.

  자신이 직접 만져보고 잡아보았던 것들은 손끝에서부터 오래 기억에 남는다. 숲에서 청솔모나 다람쥐를 가까이에서 보았던 기억, 도토리, 밤을 주워본 기억, 가족들과 둘러앉아 맛있는 도시락을 먹었던 일들은 오래도록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학교에 돌아와서도 주말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 좋은 글을 써내는 아이들을 많이 본다.

  아이가 보았던 것, 만들어보았던 일들은 모두 다 좋은 글감이 된다. 재미있는 일을 출발할 때부터의 기분부터 다녀간 곳들을 순서에 따라 잘 정리해서 쓰면 좋은 기행문이 되고 자신이 가장 흥미있었던 장면 하나를 포착해서 멋진 동시로 표현해낼 수도 있다.

  새로운 경험을 한 일은 혼자 간직하기에 아쉬워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발표하기 전에 자신의 겪은 글을 간단히나마 써보도록 한 후에 자신의 글을 보며 발표를 해보도록 하면 발표하기가 훨씬 부드러울 수 있다.

  아이는 늘 새로운 도전을 즐거워한다. 내 아이가 어느 날 우연히 보았던 무엇인가에 무한한 상상력이 발휘되고 그것을 성취하고자 다양한 노력이 어우러져 모든 이를 위한 새로운 미래를 펼쳐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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