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사 세계유산 등재 1주년기념 노재학 전국순회사진전
한국산사 세계유산 등재 1주년기념 노재학 전국순회사진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5.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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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이어 제2차 전주에서

 일 년 중 300여 일을 길 위에서 보내는 노재학 사진작가의 노력으로 마주할 수 있게된 한국산사 단청, 그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외진 공간에 이르기까지 전통문양과 전통색채의 아름다움을 경이롭게 구현해낸 사진으로, 그 감동은 두 배가 된다.

 근 20년 동안 전국의 전통사찰에 현존하는 법당 내부의 장엄세계를 지속적으로 촬영해온 노재학 작가의 전국순회사진전이 26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문화유산회복재단 주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산사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시간으로 ‘한국산사의 단청세계, 고귀한 빛’을 주제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등 한국 산사 7곳의 숭고한 모습을 보여주다.

 또 부안 내소사, 완주 송광사, 고창 선운사, 완주 화암사, 익산 숭림사 등 전북지역 전통사찰을 비롯한 전국 30여 곳 법당내부의 단청문양과 조형, 사찰벽화 사진 60여 점을 전시한다.

작품은 조형의 장르에 따라 4부로 나눠 선보이는데, ‘연화부수형 산지가람’, ‘단청문양의 세계’, ‘사찰벽화의 세계’, ‘조형장엄의 세계’등이다.

노 작가의 프레임 속으로 들여온 풍경에서 한국산사의 미는 자연과 지형을 수용하면서 재해석한 안목에서 우러나오게 됨을 단번에 깨우치게 된다.

 또 오방색과 색 조합으로 고차원의 정신세계까지 끌어안은 단청의 모습도 경이롭게 표현된다. 조선 유교사회의 태극문양이나 도교의 길상, 천문 문양, 우주의 에너지까지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내소사를 비롯해 보성 대원사, 구례 천은사 등의 단청문양은 매우 세련되면서도 현대적인 미적 감각을 드러내고 있어 놀랍다.

 여기에 법당 내외벽에 그린 벽화는 불교교의를 반영한 불화성격의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연꽃과 모란, 용, 봉황, 송학도, 악기 등 다양하고도 풍부해 시선을 끈다.

꽃살문은 물론 기둥 위의 공포구조, 불단, 닫집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조형미술의 아름다움도 한국산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내소사나 논산 쌍계사에서는 꽃살문의 미를, 익산 숭림사와 완주 화엄사, 범어사 등에선 닫집 미학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노재학 작가는 “법당 내부의 단청세계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한국산사가 간직한 심오한 장엄예술의 정수로, 불교철학과 삶의 숨결을 구현한 고귀한 빛이 깃들어 있다”면서 “카메라를 메고 산사의 법당과 문턱을 숱하게 넘나들며 어둡고 높은 곳, 혹은 등에 가려 보이지 않던 한국산사의 단청의 빛을 담아 왔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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