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사진 보여준 ‘제12회 전주국제사진제’
인류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사진 보여준 ‘제12회 전주국제사진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5.19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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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3일’속 서학동이 바로 여기?
제12회 전주국제사진제의 현장을 뜨겁게 만든 사람들 - 왼쪽부터 구본창 작가, 제롬 디렉터, 제시카 디렉터, 이준용 작가(전주국제사진제 제공)

 ‘제12회 전주국제사진제’가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을 페스티벌의 중심 공간으로 설정해 흥미로운 판을 벌이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근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의 72시간을 방영하면서 확장된 대중의 관심을 보여주듯, 지난 주말 사진제가 열리는 현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한국 현대사진의 대표 주자인 구본창 작가를 비롯해 벨기에 출신의 디렉터 제롬(Jerome De Perlinghi),쿠알라룸푸르 사진축(KLPF) 디렉터인 제시카 첸(Jessica Chan), 오순화 전 전주국제사진제 전시감독 등이 참여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전주국제사진제 제공)
한국 현대사진의 대표 주자인 구본창 작가를 비롯해 벨기에 출신의 디렉터 제롬(Jerome De Perlinghi),쿠알라룸푸르 사진축(KLPF) 디렉터인 제시카 첸(Jessica Chan), 오순화 전 전주국제사진제 전시감독 등이 참여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전주국제사진제 제공)

18일에는 한국 현대사진의 대표 주자인 구본창 작가를 비롯해 벨기에 출신의 디렉터 제롬(Jerome De Perlinghi),쿠알라룸푸르 사진축제(KLPF) 디렉터인 제시카 첸(Jessica Chan), 이준용 미국 아카디아대학 교수, 오순화 전 전주국제사진제 전시감독 등이 하루 종일 사진제 현장을 지키면서 관람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각 섹션별 큐레이터와 작가들이 작품을 소개하는 세미나가 진행되는가 하면, 전시 공간 곳곳에서 수시로 다양한 예술가들과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한 토론의 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면서 누구나, 모두가 한 자리에서 사진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KLPF 디렉터 제시카는 “전통이 보존되어 있는 전주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우리가 기획하고 있는 전시도 작은 커뮤니티, 혹은 작은 빌리지가 주제인데 전주와 비슷한 느낌이면서, 전주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시카는 “KLPF는 23년의 역사를 지닌 축제인데 초창기에는 포토그래퍼들을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면, 지금은 성장한 작가들의 전시와 교류를 통해 수준 높은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주국제사진제에 참여하면서 세계 각국의 교류와 문화를 확장시켜나가는 기회를 갖고,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의 디텍터 제롬은 현재 미국의 작은 도시 윌슨에서 5회째 ‘아이즈 온 메인 스트리트 윌슨 아웃도어 포토페스티벌’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주국제사진제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윌슨이라는 도시에서 선보였던 작품 100점 중 22점을 추려 예술마을 곳곳에 스트리트 갤러리 형식으로 전 세계 작가들의 작품을 걸었다.

 이에 대해 제롬은 “우리 페스티벌에서는 전 세계의 메인 스트릿을 주제로 삼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100명의 작가를 선정해 100개의 나라의 메인 스트릿을 보여주는데, 윌슨에 버려진 건물 100개의 유리창 등을 활용해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기획에 대해 오순화 전 전주국제사진제 전시감독은 “작은 윌슨이라는 도시에서 한 번도 세계여행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세계를 보여주겠다는 기획으로 출발한 제롬의 아이디어가 좋았다”면서 “페스티벌이 열리는 100일 동안 메인 스트릿에 나오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진을 관람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전 감독은 “전 세계 작가들의 시야에 들어온 메인스트릿은 큰 도로변일 수도 있지만 인도의 시장 골목일 수 있고, 아프리카의 진흙탕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점점 마을의 규모가 작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 사진을 통해서 도시의 재생을 꿈꾸고, 일으키는 것을 보면 전주국제사진제의 취지와도 매우 잘 맞는 축제로 보인다”고 의견을 보탰다.

 구본창 작가는 이번 전주국제사진제에서 독일 유학시절과 귀국 직후의 초창기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당시 촬영한 이미지들은 대체로 뒤편에서 소외당한 것들, 사라져버릴 운명의 것들이었다. 이는 작가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이며, 당시 상황에 잊혀질 수 없는 삶의 일부였던 것이다.

 구 작가는 “지난 80년대에 칼라로 촬영한 사람이 많지 않아 어떻게 지나고 보니, 그게 값지게 되어버린 것 같다”면서 “독일 유학을 마치고 6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고 보니, 낯설은 도시에서 무언가를 찾고자 헤매며 어쩌면 한국의 생활상이 엉뚱해 보이기도해 촬영을 시작했는데, 그 시대 고민했던 것들을 오랜만에 전시회를 통해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작가는 “국내 여러 사진 관련 페스티벌에 많이 참여해 왔지만 전주국제사진제는 전주만의 독특함이 있어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면서 “부족한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이 같은 분위기를 잘 살려나가면 전주국제사진제가 한국에서 사랑받는 페스티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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