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스승의 날’ 우리의 책임이다
불편한 ‘스승의 날’ 우리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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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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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은 우는 아이는 눈물을 닦아주셨고, 지친 아이는 손을 잡아주셨고, 외로운 아이는 함께 걸어주셨고, 허전한 아이는 친구가 되어주셨고, 슬픈 아이는 사랑으로 감싸주셨습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스승의 날(15일)을 맞아 사랑과 헌신으로 교육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도내 선생님들에게 보낸 축하와 격려, 응원이 담긴 편지 내용의 일부이다. 선생님에 대한 감사 마음을 전하는 편지이나 스승의 길을 걸어가시는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다 전하기에는 어떤 말로 표현하든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제38회 스승의 날을 맞았으나 선생님들은 우울한 스승의 날을 맞고 있다. 스승의 길이 험난하고 현실은 각박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그림자도 밟아선 안 되는 스승이 아니라 직업 교사로서의 역할을 강요받는 것이 교육현장의 현실이다. 선생님들의 사기와 교권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스승으로서의 자긍심도 갖추기 어려운 환경이다. 교권이 무너져 가는 교육현장에서 스승의 길을 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부터 매년 5월 15일은 교사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날이 되었다. 올해에도 도내 초·중·고교 766곳 가운데 19.7%인 151개 학교가 ‘스승의 날’에 휴업을 했다. 일선 학교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자는 분위기로 휴업을 결정한 것이다. 각급 학교와 학급별로 스승님 은덕에 감사를 보내는 행사가 이어졌지만 편치만은 않은 기념일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중등교사노조는 스승의 날을 법정기념일에서 제외하고, 교사의 전문성과 지위를 향상하기 위한 ‘교사의 날’을 제정해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스승의 날을 폐지하고 ‘교육의 날’로 바꿔 달라”는 현직 교사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스승의 길은 힘들고 어렵지만, 선생님이 있기에 교육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고, 손을 잡아주고, 친구가 돼주는 선생님들이 교육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존경받고 스승으로 예우하는 사회분위기가 그립다.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고 스승의 날을 씁쓸하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학생과 학부모, 우리 사회이다. 선생님들이 스승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를 우리가 다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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