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지극한 신비, 부부화합의 예술
참으로 지극한 신비, 부부화합의 예술
  • 이소애
  • 승인 2019.05.15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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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 5월 21일이다. ‘고마워’라는 말도 잊고 사는 반백 년의 결혼생활에 모닥불 같은 사랑을 불어넣고 싶은 5월이다.

  “너 없는 이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어 / 내 목숨만큼 널 사랑해” 김종환의 <둘이 하나 되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무섭도록 노력하면서 살아온 기억을 떠올려 본다.

 배우자에 대한 환멸이 서서히 밀려올 즈음 우리는 매리지 엔카운터Marriage Encounter라는 교육을 받았었다. 대화로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교육이다. 1958년 스페인에서 시작한 교육이다. 결혼 환멸기에 고민이 컸던 터에 M.E. 교육 프로그램은 목말랐을 때 한 모금의 물과 같았었다.

 결혼생활의 달콤한 맛을 되찾기 위해서 부부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배우자를 사랑해야겠다는 각오를 단단하게 결심하는 일이다. 그리고 느낌에는 윤리성이 없으므로 솔직하게 서로 느낌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에 젖는 일이 부부 일치의 문턱에 들어설 수 있다.

 반백 년 살아온 깨달음이다. 배우자를 신뢰하고 부부 대화를 편지로 나누면서 대화를 하고, 또 격렬한 싸움과 화해를 하면서 위기의 혼인 생활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 여기까지 계속 살아왔다. 기적이다. 그래서인지 인간의 행복 성패는 부부화합에 있다는 생각이 뚜렷해졌다. 간밤에 격렬하게 싸우고 나면 배우자와 계속 살아야 하는 이유를 빠르게 찾아야 평온히 빨리 찾아온다.

 배우자에게서 받은 상처는 아무도 치유해 주지 않는다. 사실이다. 부부의 상처는 부부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용서를 구하면서 치유해 주는 일밖에 없다는 깨달음도 반백 년이나 걸렸다.

 작고하신 김봉희 신부님은 매리지 엔카운터 전주 10년사에서 “결혼과 부부의 결합은 참으로 지극한 신비요, 최고의 예술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사랑의 진미를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하시면서 인간 행복의 성패는 부부화합이라고 강조하셨다.

 팔복동예술공장에 들어서는 데 하얀 이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아무리 좋은 여행을 다녀도 맞장구쳐주는 배우자가 없는 여행은 상상도 하기도 싫다. 서로 위하여 배려하면서 사는 동안 배우자는 변화하지 않았다. 신혼 시절 그대로의 배우자다. 다만, 변화된 사람은 내가 변화했을 뿐이다.

 이팝나무와 이팝나무의 사이에 찬란한 햇살이 그늘을 만들고 있다. 이팝나무 꽃은 바람의 놀이터가 되었다. 나무와 나무 사이가 나의 시야에 일찍 들어온 건 아마도 현재의 우리 부부 같기 때문이다.

 가끔 나무와 나무의 사이의 간격을 볼 때마다 나와 배우자의 모습을 거울로 보는 것 같다.

 그림자 서로 밟지 않을 만큼 / 소슬바람에 숨소리 전해질 만큼 / 어쩌다 눈빛만 보아도 뜨거움 느낄 만큼 / 눈가의 물빛만 보아도 / 가슴 찡하게 울려올 만큼 / 손잡지 않아도 서로 온기를 느끼는 / 사이// 부둥켜안지 않아도 언제나 느끼는 / 내 마음 항상 당신 뜻대로 바꿀 수 있는 / 눈으로 보고 마음에 담는, 그 간격 / 나무와 나무 사이

 졸시 <나무와 나무 사이> 전문, 시집<<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문학의 전당 2017

 부부의 날을 기해서 배우자의 소중함을 생각해 본다. 서로 신뢰하고 대화를 하면서 부부화합의 예술이라는 사랑의 진미를 느껴보면 어떨까. 서로 배우자의 한쪽 팔과 다리가 되어 줄 때마다 “고마워”라고 말을 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도 나의 존재감을 세상에 보여주는 증표이다. 서로 아끼며 서로 사랑하는 표징으로 차가운 손이라고 잡아보는 5월이었으면 좋겠다.

 이소애<시인/전주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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