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쌀가격 현실화를 위한 농업인의 필수선택, 논 타작물재배
높은 쌀가격 현실화를 위한 농업인의 필수선택, 논 타작물재배
  • 최재용
  • 승인 2019.05.1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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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부는 안정적인 쌀 가격 유지를 위해서 공급과잉 된 상태의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전국 5만5천ha의 벼 생산면적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오는 6월 28일까지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신청받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농업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쌀값이 높게 형성되고 있어 벼를 재배하면 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벼농사는 거의 기계화가 이루어져 타작물 재배보다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으므로 정부정책에 동참하기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쌀값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다름 아닌 높은 쌀가격에 기인한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벼 재배 의향이 높아지면서 올해 벼 재배 면적은 73만 2천ha로 작황이 평년작 수준만 돼도 쌀생산량이 적정수준보다 10만톤을 초과할 수 있다. 쌀 소비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생산량의 4~5%가 과잉될 것으로 예상하며, 쌀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정부는 쌀 과잉 생산을 막고자 지난해부터 벼 대신 타작물을 심으면 일정액을 지원하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쌀 생산량을 줄여 과잉생산을 막는 효과도 있지만, 콩과 같은 주요 식량작물의 생산확대를 통해 자급률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는 것이다.

 올해 생산조정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정부는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콩과 조사료에 대해서 지원금 단가를 인상했다. 아무래도 쌀값이 좋다 보니 기존 단가로는 사업참여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콩 단가는 ha당 280만원에서 325만원으로, 조사료는 400만원에서 435만원으로 인상했다. 아울러 논콩은 전량수매 하여 판로확보의 어려움을 해소 하고자 보완책을 내놓았다.

 전북도에서도 논 타작물재배 활성화를 위하여 생산현장에 부족한 농기계와 시설장비 지원을 위하여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도 자체사업으로 ‘밭 식량작물 경쟁력 제고사업’ 예산을 올해에 신규로 편성하여 타작물 생산 주요 5개 단지에 20억원을 투입 파종·수확·선별·건조·보관을 위한 기계장비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2019년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참여에 따른 품목간 수익성 비교 자료를 통해 논에 벼 대신 콩을 재배하는 경우 농가 소득이 46.3% 높을 것으로 발표했다. 이 사례는 김제 죽산 콩영농 조합법인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김제는 대표적인 쌀 주산지이지만 죽산면에서는 2011년 정부의 타작물 전환 유도정책을 계기로 조합이 결성되어 콩 재배를 시작했다. 조합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밀과 보리를 후작으로 생산하는 작부체계를 도입하여 현재는 쌀농가의 평균소득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재와 같이 쌀값이 안정되려면 공급물량을 사전에 조절해야 한다. 물론 최근 얘기가 솔솔 나오는 대북쌀 지원 같은 방법으로 시장에 과잉된 쌀을 일시에 해결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변동성이 있는 정책이다. 농촌의 유지에 근간이 되는 쌀 가격의 근본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타작물 재배를 통한 쌀 생산면적 감소가 꼭 필요한 대책이다.

 이제 볍씨 침종과 모내기를 할 시기가 왔다.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을 것이지만 각 지역에 맞는 벼 대체작물을 재배하여, 소득도 높이고 쌀값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농업인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지혜로운 한해 농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최재용<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  

 약력 ▲전북도 농산유통과장 ▲〃 환경녹지국장 ▲〃 정책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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