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1톤의 생각보다 1그램의 실천이 중요”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1톤의 생각보다 1그램의 실천이 중요”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9.05.12 16: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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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창조아카데미 CVO과정 9주차 강의 ‘블루오션과 창조경영’

“여러분은 ‘블루오션과 창조경영’을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간단히 정리한다면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유망한 시장’을 뜻하는 것입니다. 천연자원, 산업자원, 관광자원이 없는 삼 무(三無)의 땅 함평을 10여년 군수직을 역임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생태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나비축제’, ‘황금박쥐’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아무것도 없는 ‘체념의 땅’에서 모든 것이 가능한 ‘희망의 땅’으로 바꾼 경험을 공유하며, 여러분과 함께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그리고 더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음으로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전북도민일보 2019년도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9차 강연이 지난 9일 전북도민일보 6층 대회의실에서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의 ‘블루오션과 창조경영’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그는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세계에서 주목받는 ‘함평 나비축제’의 탄생 비화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지난 1998년 39세의 나이로 KBS PD를 사직하고, 함평군수에 도전해 내리 3선을 한 이석형 회장은 처음 함평 하면 떠오르는 경계표가 없었던 함평에 상표 가치를 높이고자 나비축제를 창안했다. 그가 생각하고 있었던 ‘나비’라는 존재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특히 아이들에게는 동화 속 세계를 꿈꿀 수 있어서 더 인기가 높았다. 그래서 삼무(三無)의 땅인 함평에서 나비를 테마로 하는 축제 개발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는 “처음에는 모두가 반대했었다. 심지어는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인이 될 때까지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았던 아버지마저 ‘미친 짓이다’는 꾸지람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나비축제를 고안한 지 수개월만인 1999년 봄 함평천에서 제1회 나비축제를 열었고, 축제기간 동안 6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는 1년 전인 1998년에 함평을 찾은 연간 관광객 18만명보다 3배 더 많은 사람들이 함평을 찾은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나비는 청정한 땅에서만 서식하는 곤충으로 나비가 서식하는 지역은 친환경 청정이미지가 존재한다. 그래서 나비브랜드를 활용하여 농산물을 홍보하였고 이를 통해 함평의 농산물은 청정하다는 이미지를 얻어 많은 도심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며 “블루오션은 절대 남의 것, 이미 실행됐던 것을 카피하면 안된다”고 강조한 뒤 “나비축제는 잔잔한 호수에 돌이 던져져 큰 파문이 일어났고, 현재는 지자체에서 주도하는 축제가 아닌 공무원, 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나비축제 유효기간을 10년으로 본 그는 두번째 블루오션을 계획했고, 그 결과물은 세계 곤충엑스포였다. 그리고 ‘황금박쥐’라는 지역의 산물을 적극 활용해 함평을 친환경 지역으로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세계 곤충엑스포와 관련해 그는 “군 단위 지자체가 세계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였다. 가장 큰 문제는 숙박시설이었다. 새로운 숙박시설을 짓는 것보다 현재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집을 이용했다. 순전히 ‘함평식’이었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내국인에게는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하자는 취지였다. 그 결과 100여채를 한국문화가 물씬 풍기는 민박집으로 고쳐 성공적인 엑스포를 치렀다”고 자평했다.

 ‘Agriculture(농업)’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피력했다. 이 단어는 ‘Agri(땅)+Culture(문화)’의 합성어로, ‘땅 위에서 문화를 만든다’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나비·황금박쥐라는 브랜드를 달아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하고 ▲타킷을 명확히 해야 한다(생태야외학습장 조성을 통한 관광객 유치)고 강조했다.

 “변해야 살고, 움직이면 이뤄진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한 이석형 회장은 “이제는 하드웨어 개념이 아닌 소프트웨어(콘텐츠) 개념이 성공의 필수 요건이다. 다시 말해 큰 틀이 아닌 큰 틀에 무엇을 담고, 넣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비축제 기간에 큰 산불이 났다. 모두 ‘축제가 망했다’고 떠들었다. 이때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 불이 나 벌겋게 변한 산봉우리에 영산홍을 심었다. 그런데 이 때심은 영산홍이 이제는 함평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고 말했다.

 황금박쥐에 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1999년 1월 60여머리가 발견됐다. 흥분했다. 황금박쥐 서식을 홍보하기 위해 문화재청을 방문해 마이크로필름을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답은 ‘불가’였다. 이 때에 생각한게 금 1톤을 사 모형을 만들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중국 진시황이 만리장성이라는 큰 저금통장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 준 것처럼 함평의 후손들에게 문화상품 하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을 추진했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162마리의 황금박쥐가 서식중 임을 확인하고 금 162㎏으로 모형을 설치했고, 그 결과물은 국내에서 가장 큰 금 조형이 됐고, 이게 바로 ‘블루오션’이었다.

 이어 함평농업고등학교를 골프고등학교(신지애, 이미향, 전인지, 장수향 등 배출)로의 개편, 그리고 유일의 ‘전남보건학교’ 설립, 함평에 임시정부 청사 복원, 함평 뱀 생태관 건립, 전국최초의 고철 모으기 운동 등을 소개했다.

 그는 “융복합창조는 협동·협업·협치에 길이 있다. 1톤의 생각보다 1그램의 실천이 중요하다. 모든 일을 도모 함에 있어 미칠 정도로 몰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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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2019-05-13 07:44:13
좋은 강의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