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야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야
  • 이선홍
  • 승인 2019.05.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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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까지 전라북도는 거듭되는 악재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쌓아 올리는 것은 수 십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했던가. 자동차와 조선업, 지역경제를 대표하던 양대산맥이 한순간에 무너졌고 연관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그로 인해 많은 근로자가 직장을 잃고, 전북을 떠났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고통의 터널 속을 헤매던 전북에게 올해 초 발표된 정부의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 발표는 한줄기 빛이 되었다. 전북도민의 50년 숙원 사업이었던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이 확정되며 전북에도 하늘길이 열리게 되었고, 지역의 미래산업을 책임질 상용차산업 혁신성장산업 및 미래형 생태계 구축 사업이 구체화되었다.

 또 지난 3월에는 공장 폐쇄 후 10개월 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던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주)명신과 MS그룹이 포함된 자동차 그룹 컨소시엄에 매각이 결정되면서 향후 연간 5만 대 규모의 전기차가 생산될 예정이라 하니 도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전기차가 생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동안 우리 지역산업의 체질 개선과 신산업 육성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만큼 전라북도에 미래산업을 대표하는 전기차 생산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할 수 있겠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국무총리가 우리지역의 수소연료전지 지역혁신센터를 방문해 수소산업 인프라가 구축된 우리 지역에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 기세를 몰아 전주시와 완주군이 올해 ‘2019년 수소경제 시범도시’로 지정될 수 있기를 바라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했던가. 전라북도는 여전히 신속한 처리를 필요로 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과거의 어느 정권보다도 현 정부는 우리 전북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특별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약자다. 현 정부는 전북의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파격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대표적인 현안으로 전북 혁신도시의 금융중심지 지정 문제가 있다. 전라북도의 금융중심지 육성은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업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금융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보류 결정되었고, 연기금 운용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 설립도 무산되었다.

 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에 들어간 지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재가동 소식이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기다리는 협력업체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을 지속하고 있으며, 시일이 늦어질수록 회복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탄소산업클러스터, 안전보호 융복합산업, 탄소소재 산단,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물론이고 해상풍력 태양광 사업, 가야유적 복원, 무형문화재 복합단지, 무주 태권도원 성지화, 종자 농생명 소재 육성, 미생물 기반 백신 생산시설 구축 등 많은 지역의 현안들이 조속히 추진되기를 도민들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올해 안에 추진되지 않는다면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는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과 지자체, 상공인, 언론 등 도민 모두의 뜻과 힘을 하나로 모아 전북의 발전을 위해 힘차게 노를 저어 나가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싶다.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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