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 국가기념식 개최지 논란
동학혁명 국가기념식 개최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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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0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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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국가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동학혁명 국가기념식이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다고 한다.

동학혁명 125년 만에 황토현 전승일(5월 11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또 국가적 기념식을 갖는다는 것은 역사적일 뿐만 아니라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주관의 이날 기념식은 ‘다시 피는 녹두꽃, 희망의 새 역사’를 주제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및 단체, 정·관계, 지역 인사, 일반 시민 등이 참석한다. 정부가 첫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을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은 정부 차원의 행사라는 의미 외에도 동학농민혁명을 전국에 널리 알린다는 뜻도 담겨 있을 것이다.

이날은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정읍 황토현에서 최초 전투를 벌여 동학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바로 그날이다.

그런데 그런 역사적 기념식을 황토현 전승지가 아닌 서울 광화문에서 여는 것은 전승지의 의미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5.18 광주 민주항쟁 기념식을 광주가 아닌, 망월동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개최할 수 있겠나.

동학농민혁명은 한민족 5천년사 이래 최대이자 최초의 반봉건 민주화, 반외세 자주화를 부르짖은 민초들의 항거라 해도 과언 아니다.

전북은 보국안민(輔國安民) ‘제폭구민(除暴救民)’ 척양척왜(斥洋斥倭)의 기치 아래 중앙정부와 맞섰던 동학농민혁명의 본거지인 것이다. 동학혁명 정신은 3.1만세운동으로, 3.1만세운동은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그리고 미완의 4.19혁명에서 5·18 광주항쟁으로, 광주항쟁은 1987년 6월항쟁으로, 6월 항쟁은 국정농단 정부를 심판한 촛불혁명으로 도도하게 이어지며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의 법통이 되어 왔다.

그럼에도 정부로부터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기까지는 오랜 세월과 지난한 여정을 거쳐야만 했다. 천신만고끝에 법정 기념일로 지정받아 열리는 그 역사적 첫 기념식이 본거지가 아닌 서울에서 열리는 것을 어떻게 납득해야 하나.

국가기념식과는 별도로 정읍과 고창 등지에서도 각 지자체별로 따로 기념식를 치른다고 한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더욱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가기념식을 전승지 황토현에서 개최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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